[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 A증권 여의도지점의 김모씨 등 2인은 최근 특별한 정보 없이 주가가 상승하는 B종목을 대량 매수했다. 물량을 확보한 이들은 장 중에 초단기 매수호가를 총 8천694회 제출해 시세 상승을 유도한 후, 주가가 오르자 주식을 전량 처분해 차익을 얻었다. 이들은 정치테마주 11개 종목 등 총 145개 종목에 이 같은 방식을 써 부당이득을 챙겼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9~11월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정치 테마주 16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테마주에 편승한 '메뚜기형 단기시세 조종세력' 혐의를 적발해 금융감독당국에 통보했다고 11일 발표했다.
거래소는 "분석대상인 16개 종목 중 10개 종목 이상을 중복 투자한 계좌는 843개, 14개 종목 이상을 매매한 계좌도 224계좌에 달한다"며 "일부 이상호가 제출 계좌도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정치테마주는 통상 시가총액이 작고 유동주식 수가 작은 중소형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중요 내용 없이 단기 상승했다. 이후에는 장기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였다.
거래소가 정치 테마주의 개별 최고가와 11월 말 종가를 비교한 결과, 평균주가는 최고가 대비 35%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6개 종목의 주가는 전체 지수 하락보다 최소 6.5~44.6%까지 더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주로 개인투자자들이 정치 테마주를 거래했다. 시장 전체의 개인투자자 비중은 65%이나, 테마주는 97%가 개인투자자일 정도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3% 미만에 불과했다.
거래소는 "테마주의 주가변동폭은 평균 130.1%로 변동성이 매우 큰 편"이라며 "분석기간 중 매매손실이 발생한 위탁자의 99.6%가 비전문가인 개인투자자로 계좌당 평균 손실금액은 191만원"이라고 분석했다.
개인투자자는 정보력 부재 및 뇌동매매(남을 따라하는 매매)로 테마주를 사는 경우가 많은 만큼, 투자규모와 관계없이 약 73% 계좌에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대금 5천만원 이상의 고액투자자의 손실 계좌비율은 93%에 달했다.
거래소는 "일부 종목 주가상승은 단기시세조종세력에 의한 인위적 상승으로 투자수익은 대부분 불공정거래 혐의자가 획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적호전 등 회사의 본질가치 상승 없이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뇌동매매를 자제하고 기업의 사업내용과 실적 등을 면밀히 분석한 후 투자종목을 선정해 매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대선기간을 틈탄 이상 급등종목에 대한 불공정거래에 대해 집중감시 및 신속심리를 통해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할 예정"이라며 "테마주에 집중투자하는 계좌에 대해서는 매매양태를 정밀 분석해 시장질서교란행위 규제가 적극 적용될 수 있도록 금융감독당국과 공조체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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