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채송무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마침내 12일 오후 5시 30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대선 주요 주자들이 모두 모이게 돼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대선 레이스에 등장하는 반 전 총장이 어떤 정당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을지에 따라 정치권은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우선 반 전 총장의 귀국 첫 일성이 화합과 사회 통합인 만큼 보수와 중도를 모두 포용하려는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을 만들 시간이 많지 않은 점이 변수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이 조기에 치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준 전 주유엔대사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신당을 만들기에는 시간이 없다. 기존 정당과 두루 접촉할 수밖에 없다"고 한 점도 이같은 한계 때문이다.
반 전 총장이 자신을 중심으로 개혁보수신당과 새누리당 일부, 국민의당까지 포용하는 신DJP연대에 성공한다면 더불어민주당을 고립시키면서 대선 구도를 바꿔놓을 수 있다. 그러나 안보 등에서 입장이 다른 이들 정당들을 하나로 뭉치기는 쉽지 않다.
보수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국민의당과의 통합 및 연대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고,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도 연대에 반대하며 자강론을 주창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반 전 총장은 기존 정당을 선택해 이를 기반으로 대선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반 전 총장의 대선캠프 인사들이 친MB 성향의 여권인사인 만큼 정치적 기반으로는 보수정당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바른정당, 보수 주도권도 영향
반 전 총장이 바른정당을 선택한다면 충청권과 중도계 의원들의 새누리당 집단 탈당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세를 크게 잃고, 불임 정당으로 전락하고, 바른정당은 역으로 반기문 전 총장과 유승민 의원 등 대선경쟁을 통해 보수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
다만 반 전 총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색깔을 빼지 않은 새누리당을 선택하기는 어렵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시도하고 있는 인적쇄신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따라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을 선택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당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반 전 총장이 국민의당을 선택한다면 국민의당은 기존 호남 기반에서 충청을 포함하는 중도보수 정당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여기에 반 전 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천정배 의원, 개헌을 매개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까지 강력한 대선 경선을 통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다만 우리 사회에서 영향력이 큰 보수의 대표성을 얻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고, 국민의당에서 입지가 튼튼한 안철수 전 대표와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반 전 총장의 귀국과 함께 본격적인 검증도 시작될 전망이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귀국 후 박연차 금품수수 의혹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정면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최근 반 전 총장의 동생과 조카가 미국 뉴욕에서 뇌물 혐의로 기소된 것도 문제다. 본인 관련은 아니지만, 친척 비리 문제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이후 반 전 총장은 다음날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국내 일정을 본격화한다. 귀국 후 첫 주말에 자신의 지역기반인 충청을 방문해 가족들과 주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후에는 팽목항을 방문해 세월호 유족을 만나고 봉하마을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도 참배할 예정이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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