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기자] 통신 3사간 인공지능(AI)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KT가 IPTV 기반 AI 서비스 '기가 지니'를 출시하면서 국내 AI 서비스 시장을 선점한 SK텔레콤에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 연말부터 AI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관련 기술 및 서비스 개발을 서두르는 중이다. 올해가 국내 시장의 본격적인 AI 서비스 대중화 원년이 될지 주목된다.
KT는 17일 광화문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가 지니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부터 예약 가입을 실시하고 1월 중 서비스를 출시한다.
기가 지니는 음성인식 기술 기반의 AI 홈 비서 서비스다. 사용자의 음성명령을 스스로 인식해 TV 채널을 돌려주거나 음악을 틀어준다. 홈캠, 가스 및 도어락, 스마트플러그, 공기청정기 등 10여종의 홈 IoT 연동기기들을 명령에 따라 제어할 수 있다.
◆KT IPTV 기반 '기가 지니' 출시
스피커와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어 영상통화 및 음성통화도 가능하다. 음성 기반으로 뉴스와 날씨, 교통 등 생활정보 검색과 개인일정 안내 등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서비스가 제공된다.
KT는 기가 지니의 AI 허브 기기로 IPTV 셋톱박스를 선택했다. 주요 기능들이 셋톱박스를 통해 제공되고 다른 가전 기기들과의 연동도 이를 통해 이뤄진다. SK텔레콤의 '누구'나 아마존 에코, 구글 홈 등 AI 서비스들이 스피커 형태를 띠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KT는 TV와 연동된 시청각 기반 AI 서비스가 청각 기반의 기존 인공지능 스피커보다 사용자 환경(UI)상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AI에 광화문에서 홍대입구까지 길안내를 요청할 경우 TV로 시내지도와 도로영상 등 시각 콘텐츠를 통해 안내받으면 훨씬 이해하기 편리하다.
백규태 KT 융합기술원 서비스연구소장은 "사람이 정보를 이해할 때 시각으로 인지하는 경우가 70% 이상을 차지한다"며 "음성과 영상을 인터페이스로 함께 사용하면 정보에 대한 이해와 재미를 더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IPTV 시장에서 국내 1위 업체이기도 하다. KT 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 가입자를 감안하면 850만명으로 케이블TV를 포함한 전체 유료방송 1위 사업자다. 기존 셋톱박스를 기가 지니로 교체해도 상당한 고정 수요가 존재하는 셈이다.
KT 강국현 마케팅부문장은 "KT에서 연간 판매되는 셋톱박스 기준으로 IPTV 가입자가 120만명을 넘는다"며 "기가 지니를 통해 가입자를 유치할 경우 충분한 가입자가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헌문 매스총괄 사장은 "확실한 용도와 고객기반을 갖고 가는게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후 일반 스피커, 차량 등 다른 기기로도 기가 지니 적용 단말기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T·LG유플 AI 경쟁 확전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 음성인식 기반 AI 스피커 '누구'를 출시하면서 통신 3사 중 상대적으로 일찍 AI 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연말 'T맵' 교통정보, 위키백과 검색, 음식배달 등 서비스를 추가하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SK텔레콤은 누구와 IBM 인공지능 플랫폼 왓슨의 융합서비스 개발도 추진 중이다. IBM 왓슨 한국 파트너인 SK C&C와 구체적인 방향을 논의 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존 인공지능 스피커로도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영상기기와 연동할 수 있다"며 "20대, 30대를 중심으로 TV 없는 가정도 증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휴대성, 확장성 측면에서 스피커 형태 AI 단말기가 아직까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해 연말 AI 서비스 사업부를 신설하고 70여명 규모의 서비스, 플랫폼, 디바이스 전담 조직을 꾸렸다. 기획, 마케팅, 제휴 등 업무별로 특화된 체계를 갖춰 AI 사업모델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국내외 출시된 서비스들의 장단점을 충분히 검토해 다양한 디바이스와 콘텐츠를 활용, 차별화된 AI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현재로선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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