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채송무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함께 대선주자 선두권을 형성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선주자가 크게 흔들리게 됐다. 문 전 대표의 대세론이 더욱 확고화됨과 동시에 이에 동의하지 않는 보수 및 중도 지지층의 선택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은 12일 귀국 후 10%대 초반부터 20%까지의 지지를 받았다. 친박계가 주류인 새누리당과 친 문재인계가 중심인 더불어민주당에 반대하는 계층, 최순실 게이트로 치명상을 입은 보수 재건을 희망하는 보수 성향 지지자, 기존 정치권에 실망한 이들이 반 전 총장의 주요 지지층이었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이들 지지층들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가 당장 대선 구도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세론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역으로 문재인 대세론은 시험에 들 수도 있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사실상 문 전 대표와 맞설 수 있는 유력 후보는 대부분 사라졌다.
현재 3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는 문 전 대표가 대세론을 타고 더욱 지지율을 확고히 한다면 안정적인 선두주자로서 대선 때까지 이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의 불출마에도 그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한다면 확장성의 한계와 함께 후발 주자들의 거센 도전에 마주할 수 있다.
◆보수층 향배 따라 구도 변화, 황교안 혹은 안철수
보수의 대안으로 평가받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중도 및 정치개혁의 상징격인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보수 계층은 유력한 주자를 잃었다. 대안으로 최근 7%~10%까지 지지를 얻으며 다크호스로 평가받은 황교안 권한대행이 주목받을 수 있다. 문제는 황 대행이 탄핵소추로 심판받은 박근혜 정권의 2인자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정치권이 제기하듯이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심판이 인용될 경우 조기 대선을 관리해야 하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출마시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행을 임명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경제에 전념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는 우려도 있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일부 보수 지지층은 황교안 권한대행 지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같은 한계 때문에 황 권한대행이 출마를 선택할지 여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 전 총장 불출마의 가장 수혜를 받는 주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선주자 순위 선두권을 유지하던 안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이 대선구도에 뛰어들면서 지지율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총선에서도 국민의당 지지로 확인된 기존 정치권에 실망한 계층이 다시 안 전 대표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 전 총장 불출마로 사실상 보수 유력후보가 사라진 만큼 안 전 대표로 역전된 보수-중도 연합이 이뤄질 수도 있다.
이 경우 반 전 총장이 시도했던 비박-비문재인 연합이 안철수 전 대표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어서 안 전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항하는 강력한 주자로 재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대선의 시대정신으로 꼽히는 정권 교체와 적폐 청산은 안 전 대표에도 해당되는 것이어서 문 전 대표의 장점이 부각되지 않을 수 있다.
반 전 총장 불출마로 수혜를 보는 또 한명의 주자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될 전망이다. 충청 대망론의 주인공으로 관심을 받던 반 전 총장이 불출마를 선택하면서 안 지사는 충청 대망론에 가장 근접한 주자로 평가를 받게 됐다.
50대 주자론으로 야권의 다크호스로 평가받고 있는 안 지사가 충청 대망론과 함께 비문재인 지지층의 관심을 받으면 지지율 확장의 계기를 맞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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