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TF)가 아시아 환율조작국으로 한국·대만·싱가포르를 지목하면서, 트럼프발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만약 오는 4월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원화 방향은 어떻게 될까.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17일 "미국의 보호무역 최종 타깃이 중국과 일본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은 3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해볼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원화 향방도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첫째, 한국이 중국과 함께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는 경우 원/달러 환율은 상승할 전망이다.
그는 "미중간 통상마찰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신흥국 통화의 약세 압력이 높아질 수 있는데, 특히 중국과 경제적으로 연관이 깊은 한국의 주식·채권 등의 자산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국내에 들어왔던 외국인 자금 이탈 압력이 가중되며 국내 원화 환율은 약세 압력에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둘째, 일본과 함께 지정되는 경우, 원/달러 환율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환율조작국 지정으로 엔저에 의존했던 수출 경기가 둔화되면서 일본 수출 대기업들의 전천후 생산기지인 동남아 지역의 경기도 동반 부진할 개연성이 크다. 이 때 안전자산 선호가 가중돼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면 통상 국내 원화 환율은 하락 압력에 노출된다.
셋째, 한중일이 모두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면 원/달러 환율은 기존 추세를 이어간다. 국내 원화 환율의 상승과 하락요인이 혼재되기 때문이다. 다만 변동성 확대가 변수다. 중국과 일본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외환시장의 쏠림이 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어 그는 "이 외에도 지난해 10월 미국 재무부가 지정한 관찰대상 6개 국가를 모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 경우에도 국내 원화 환율은 상승과 하락 압력에 동반 노출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김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요구는 소수 의견으로,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간 약 7천300억 달러가 넘는 미국 무역적자 중에서 중국(47.3%), 일본(9.4%) 등과의 교역이 절반을 넘는다"며 "한국도 8번째(3.8%)로 큰 비중이지만 환율조작국 지정이 실질적인 제재수단이기보다는 상징적인 의미라는 점에서 한국만을 단독으로 (환율조작국)지정할 여지는 사실상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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