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기자] 제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변화를 맞이한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컨트롤타워는 어떻게 재구성될까.
상반기 조기대선 실현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각 정당별 후보 캠프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대선 전략과 로드맵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차기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재로선 정권교체 가능성이 우세한 만큼 ICT, 과학기술 분야의 정부조직 개편 논의를 주도하는 쪽도 야권이다. 과학기술과 ICT, 연구개발(R&D) 기능을 놓고 현 정부조직의 개편 등 논의도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등 현재 여당 측은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한 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ICT 거버넌스에서도 격돌을 예고하고 있어 주목된다.
17일 업계 및 국회 등에 따르면 유력 대선 후보 중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일부 구상안을 발표하는 등 차기 정부 거버넌스 개편에 대한 관심을 촉발하고 있다.
현 정부의 ICT 거버넌스가 부처별 과도한 업무중복과 조직 이기주의 문제를 안고있다는 인식 아래 관련 부처들의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하고 있는 것. 반대로 여당은 ICT, 과학기술 융합 추세를 반영한 현체제를 보다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대선을 앞두고 치열한 논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과학기술 ICT R&D 어느 부처 주도하나?
문재인 전 대표는 이달 초 저성장 구조의 국내경제 신성장동력과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제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인공지능과 데이터기술이 경제 및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문 전 대표는 세계 첫 초고속 사물인터넷(IoT)망 구축, 신산업 분야 네거티브 규제 도입, 공공빅데이터센터 설립, 자율주행차 스마트고속도로 건설 등 공약을 내세우고 이같은 정책을 총괄할 '제4차 산업혁명위원회' 설립을 주장했다. 대통령 직속 기구로서 부처간 사업과 예산 조율을 담당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안철수 전 대표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전면적인 대비를 주문하면서도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지원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ICT 핵심 정책인 창조경제에 대해 "정부 주도로 이뤄진 결과 민간의 자율성을 빼앗고 새로운 시도들을 위축시킨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특히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미래산업 핵심 조건인 인재육성과 관련 교육부 폐지와 학제개편을 촉구했다. 아울러 과학기술 분야의 각 부처에 흩어진 R&D 사업을 한 부처가 통합관리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안이다.
현재 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ICT, 과학기술 정책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 정부의 ICT 거버넌스와 관련 가장 큰 문제는 '컨트롤타워'의 부재다. 형식상으로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주무 기관이지만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자치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으로 ICT 관련 사업과 예산이 분산, 효율적인 관리가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
가령 산업부가 제조업과 IT 융합산업의 R&D,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와 e러닝 진흥정책을 담당하는 가운데 행자부는 전자정부와 공공 클라우드 및 빅데이터, 정보보호 부문을 관장한다. 문화부는 ICT 산업 중 게임, 애니메이션 등 디지털 콘텐츠 진흥과 규제를 담당한다. 방통위도 미래부와 시장 규제 기능 상당 부분이 겹친다.
민주당 안정상 수석전문위원은 "IoT의 경우만 해도 원칙적으로는 미래부 사업이지만 산자부가 이름만 바꿔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예산은 이중으로 들고, 성과는 나지 않는 구조인 만큼 효율적 결정과 집행이 이뤄지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 "미래부 역할 확대" vs 야 "현 체제 비효율"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경우 정부조직 개편을 포함한 차기 대선의 ICT 로드맵, 공약 수립에 한발 뒤쳐진 모습이다. 과거 새누리당에서 각각 분열된 상황에서 각 당 대선 주자들에 대한 여론의 관심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현재 여당인 자유한국당은 미래부 중심의 현재 구조가 일단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제4차 산업혁명의 ICT 신기술과 제조업, 금융, 의료, 물류, 유통, 건설 등 다양한 산업과의 결합을 의미하는 만큼 과학기술과 ICT 부문의 칸막이 구분을 없앤 미래부가 컨트롤타워로서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특히 야권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과학기술 독립 부처 설립, 정보통신부 부활 등 미래부 해체 논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향후 차기 정부조직 개편에서도 미래부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것.
자유한국당 정책개발단 송희경 의원은 "미래부 해체 및 과기부 설립 등 논리는 예전 (노무현 정부 이전) 모델로 되돌아가자는 것밖에 안 된다"며 "당내에서도 대선 준비 가속화되는 만큼 이달 중 보다 구체적인 그림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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