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넥슨이 지난해부터 내세우고 있는 모토는 '다양성'이다. 획일화된 게임에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재미를 갖춘 게임으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넥슨이 흥행 공식에 입각한 게임도 내놓고, 보기 드문 실험적인 게임도 출시하고 있는 이유다.
지난 2일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에프터 디 엔드'는 여기서 후자에 해당한다. 전반적으로 풍기는 분위기도 기존의 넥슨 게임들과 사뭇 다르다. 부분 유료화를 고집하던 넥슨이 처음으로 내놓은 유료 게임이기도 하다. 한번 사고 나면 추가적인 인앱 결제 요소는 찾아볼 수 없다.
'애프터 디 엔드'는 넥슨 자회사인 네오플이 만든 퍼즐 어드벤처 게임이다. 맵 곳곳에 위치한 장애물을 극복하고 각종 기기를 조작해 없던 길을 내며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닿기만 해도 목숨을 잃는 적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어 시종일관 긴장을 늦출 수도 없다.
이 게임의 재미는 가만히 앉아 궁리하는 과정에 있다. 당장은 나아갈 길이 보이지 않지만 이리저리 화면의 시점을 돌려 새로운 장치를 찾아내거나 퍼즐을 풀 단서를 알아냈을 때의 짜릿함이 상당한 편이다. 복합적인 판단력도 요한다. B라는 특정 퍼즐을 풀기 위해 A라는 사전 단계를 해결해야 하는 등 비교적 복잡하게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애프터 디 엔드'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법을 세심히 설명해주지 않는 다소 불친절한 게임이지만, 오히려 그 점이 마치 안개가 낀듯한 게임의 분위기와 묘하게 어우러진다. 뭔가 새롭고 복잡해 보이는 퍼즐 요소도 두세 번 정도만 '헤딩'하면 자연스레 깨칠 수 있는 수준이다.
한편의 동화를 보는 듯한 그래픽 디자인과 몽환적인 배경음악도 이색적이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마다 등장하는 컷신 연출도 개발진이 공들인 흔적이 묻어난다. 텍스트를 최소화하고 이미지로만 꾸민 화면은 상업성보다는 예술적 측면을 부각시키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애프터 디 엔드'는 온종일 붙잡고 하는 게임이라기보다 가끔씩 생각날 때 플레이하기 적합하다. 퍼즐 어드벤처 게임인 '모뉴먼트 밸리'를 인상 깊게 했거나 잔잔한 게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 '애프터 디 엔드'를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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