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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혁신경쟁]① 올레드 TV 개척자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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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7주년]뚝심 경영의 성과 가시화, 프리미엄 비중 확대

TV가 디스플레이 진화에 발맞춰 정형화된 폼팩터를 깨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함에 따라 TV의 본질적인 역할을 뛰어넘어 5세대(5G) 네트워크, 사물인터넷(IoT) 및 인공지능(AI)과의 융합으로 가정 내 ICT 허브로 올라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TV 혁신 경쟁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LG전자가 주위 우려에도 불구하고 뚝심 있게 밀어붙인 올레드(OLED) TV 사업이 빛을 발하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데 이어, 향후 전망도 밝다. 올해는 올레드의 비중을 더 높일 계획이다.

LG전자는 올해 TV사업을 올레드와 나노셀 LCD로 이분화했다. 올레드 진영의 경우 초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를 앞세워 월페이퍼 방식의 '시그니처 올레드TV W'를 내놨다. 화질과 사운드를 넘어 디자인에도 방점을 찍겠다는 포부다.

◆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 장악하는 '올레드'

LG전자는 지난해 2천500달러(한화 약 286만원) 이상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밀물과 썰물을 반복해오던 TV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2016년 LG전자는 2천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판매량으로 43.1%의 점유율을 기록해 왕좌에 올랐다. 지난 2015년 점유율이 17.5%인데 비해 2배 이상 올랐다.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지난 2월 국내 시그니처 올레드TV W 발표현장에서 "지난해 컨슈머리포트 등 각종 평가기관들이 TV에 대해 평가할 때 LG전자의 올레드TV는 항상 1위를 유지했다"라며, "(올해) 시작은 상쾌하다. 올레드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개척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올레드TV가 프리미엄 시장의 대세는 아니었다. LG전자는 지난 201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CES) 2012에서 처음으로 올레드TV를 공개한 후 이듬해인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올레드TV 판매에 돌입했지만 찬바람만 맞았다.

올레드TV에 전력투구한 LG전자와는 다르게 경쟁사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낮은 수율로 인해 가격대가 높게 책정됨에 따라 시장에서 외면 받았다. LG전자 홀로 시장을 개척하다보니 규모 확장도 어려웠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지난 2015년 1분기 HE사업본부 6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2분기 10배 이상 확대된 827억 원으로 확대되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올레드TV 사업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LG전자 이외에 다수의 경쟁사가 올레드TV를 출시함에 따라 시장 규모 확대가 가시화됐다. 2015년 스카이워스와 창홍, 파나소닉 등에 이어 지난해 소니와 도시바, 콩카, 그룬딕 등이 차세대 TV로 올레드를 선택했다.

권 부사장은 "LG전자뿐만 아니라 올해 11개 업체에서 올레드TV를 출시한다. 빠르게 시장이 확대될 것이다"라며, "올 한해 열심히 해서 결과로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지난해 TV제품군에서 10% 이상이 프리미엄 올레드TV였다"라며, "올해는 보수적으로 전망해도 15%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완벽한 블랙의 미학 실현

올레드(OLED)는 '유기발광다이오드'로 빛을 내는 유기화합물에 기반을 둔 발광 소자의 일종이다. 이러한 성질로 ''블랙'' 색상을 구현하는데 적합하다.

LCD의 경우 백라이트의 도움을 받는다. 백라이트 빛이 컬러필터를 통과하면서 시청자의 눈에 들어오는 방식이다. 예컨대 올레드가 빛을 스스로 내는 방식이라면, LCD는 백라이트 빛을 막아 색을 표현하는 원리로 작동된다.

밤하늘의 달을 표현한다고 하면, 올레드는 달에 해당되는 픽셀에서 스스로 빛을 낸다. 배경이 되는 밤하늘이 블랙으로 채워지며 색채 대비가 일어났다. LCD는 백라이트 빛을 막아야 해 완벽한 빛 차단이 어려울 수 있다. 이로 인해 빛샘과 할로(Halo)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다분하다.

다만, 선명도가 너무 뛰어나면 오히려 시청자의 눈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선명할수록 더 자극적이다. 이를 잡아내기 위해 LG전자는 밝은 색 표현이 많아지면 스스로 휘도를 낮추는 알고리즘을 도입했다. 일정한 휘도를 유지함으로써 시력 저하를 피했다.

한 발 더 나아가 LG전자는 밝은 부분을 더 밝고, 어두운 부분을 더 어둡게 바꿔주는 HDR을 도입했다. 밝고 어두운 부분이 강조되면 입체감이 깊어지고 세밀한 표현이 가능해 현실감을 높일 수 있다.

올해 출시되는 올레드TV에 LG전자는 할리우드 영화제작사가 채택하는 프리미엄 HDR 규격 '돌비 비전'과 아마존 등이 채택한 기본 규격 'HDR 10', 영국 BBC 등이 주도하는 방송규격 'HLG'를 모두 지원하도록 했다. 일반적인 콘텐츠도 선명도를 높여주는 'HDR 효과'를 제공할 수 있게 했다.

화질뿐만 아니라 사운드에도 신경 썼다. 돌비 첨단 입체음향 시스템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한다. 돌비 애트모스는 화면에 나오는 사물의 움직임이나 위치에 따라 소리가 사용자의 앞이나 뒤, 위에서 들리는 것처럼 만들어 준다.

◆ 화질·사운드 이어 '디자인'에서 혁신 찾기

올해 LG전자는 화질과 사운드뿐만 아니라 디자인 차별화에도 힘썼다. 올레드는 얇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휘어지거나 접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디자인 시도가 가능하다.

지난해 LG전자는 디자인 정체성을 계승하면서도 올레드 패널 뒷면에 투명 강화유리를 적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전후좌우 어디에서 제품을 봐도 일체감을 살린 매끈한 외형을 엿볼 수 있다. 제품 끝단 경계를 초박형 투명 유리로 마감해 경계를 모호하게 처리, 신비감도 줬다.

업계에서는 미니멀리즘의 한계를 실현했다고 호평했다. 기존 TV가 스탠드 형으로 제작됐다면 향후에는 완전히 다른 개념의 디자인 구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반증하듯 LG전자는 올해 출시한 '시그니처 올레드TV W'를 월페이퍼 방식으로 디자인했다. 시그니처 올레드TV W는 화면을 따로 떼어 놓은 후 이를 제외한 모든 부품과 스피커를 별도 '이노베이션 스테이지'에 모아 놨다. 4개의 일반 스피커와 2개의 우퍼 스피커를 포함한 4.2채널 스피커로 구성했다. 일반 스피커 가운데 2개는 천장방향으로 소리를 내는 업파이어링 스피커로 탑재됐다.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연구소장 상무는 지난 6일 열린 제4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술로드맵 세미나장에서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 월페이퍼 형식이나 스피커를 내장한다거나 듀얼 디스플레이 등의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라며, "플랙서블 디스플레이가 시장에 들어온다면 확실하게 차별화된 가치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레드의 얇은 두께를 이용해 월페이퍼 방식의 디자인을 구현하는 단순함에서 더 나아가 유연함을 담보로 한 차세대 디자인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30R 곡률반경으로 구현한 18인치 롤러블이나 55인치, 65인치 올레드 패널 8장을 양면으로 이어붙인 139인치 S형태의 올레드, 안과 밖이 연결되는 투명 디스플레이를 선보인 바 있다.

예를 들어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TV에 적용되면 돌돌 말아서 보관하다가 필요할 때만 펼쳐 볼 수 있다. 정형화된 안방의 모습이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소비자 기호에 맞게 다양한 연출이 가능해진다.

LG전자는 올해 울트라 올레드 TV 5개 시리즈 10개 모델인 77/65W7, 77/65G7, 65/55E7, 65/55C7, 65/55B7을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울트라 올레드 TV 가격을 55인치는 369만원에서 500만원, 65인치는 740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책정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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