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코스피지수가 2120선을 넘어서면서 박스피(박스+코스피) 탈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3일 코스피지수는 장 중 한 때 2122.88까지 치솟았다. 2120선을 돌파한 것은 2015년 5월 29일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이날 종가는 2117.59로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47거래일 중 코스피지수가 2050선을 넘어선 것은 40거래일(85%)에 달한다. 지난 2012~2016년 1천234거래일 중 2050선을 돌파한 날이 112거래일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과인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확장적 재정정책과 기업 실적 호조 기대감에 힘입어 지수 상승 폭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춘욱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탄핵 정국이 일단락되면서 사드 관련 규제로 빚어진 중국 관광객 감소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확장적 통화 정책이 3분기 초를 전후해 시행될 것"이라며 "더 나아가 하반기 중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이 시행되는 것은 물론 2018년 예산안도 유력 후보의 공약을 반영하며 '복지예산' 중심으로 확장적인 성격을 띨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 및 내수경기 위축으로 부진을 이어갔던 내수주와 중소형주의 주가 상승 계기(모멘텀)가 본격 가동될 것이란 전망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화장품·식음료 등 중국 소비주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홍 이코노미스트는 "대만이나 한국 등 아시아 신흥공업국에서 부품·자본재를 수입해 중국에서 조립·가공 후 선진국으로 수출하는 산업구조 하에서는 대만이나 한국산 제품을 절대로 필요로 하기 때문에 주도주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작년 사상 최대 기업 실적이 코스피 견인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 흐름도 지수 상승을 기대하는 요인 중 하나다. 더욱이 지난해 국내 증시의 연간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만큼, 지수도 이에 화답해 박스권을 탈출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2010년 상반기 국내 기업의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이 거듭되면서 당시 박스권(1550~1750)에 갇혔던 코스피지수는 8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이듬해 4월 사상 최고치(2200선)를 경신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제회계기준(IFRS)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2011년 이후 국내 증시의 영업이익은 3년간 마이너스 성장했고 2015년에는 2011년 수준을 회복하는 데 그쳤다"며 "지난해 연간 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국내 증시의 박스권 돌파와 이익 레벨 업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여전히 국내 증시의 매력도가 높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외국인 투자자는 전날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며 1조5천60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김 애널리스트는 "현재 한국 증시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12M FWD PBR)은 0.96배로 선진국 평균 대비 44.5% 수준에 불과하다"며 "국내 증시는 2012년 이후 글로벌 증시 상승에 동참하지 못한 채 박스권에 갇혀있었지만 증시를 구성하는 종목들은 흑자를 기록하며 이익이 쌓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증시의 적정 PBR은 1.37배로 현재 30.3% 할인 거래되고 있는 데다, 최근 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상승해 한국 증시의 할인률은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다"며 "증시는 상승하고 있지만 밸류에이션 메리트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전 11시 3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46%(10.13포인트) 오른 2127.72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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