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3일 공식적으로 대고객 서비스를 시작하며 출범식을 개최했다. 지난해 12월 은행업 본인가를 받은지 4개월 만이다.
경사스러운 출범식 행사에서도 아쉬움은 묻어났다. 국회에서 은산분리 완화 관련법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IT 기업이 이끌어간다는 최초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반쪽 출범'에 그쳤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날 출범식에는 4당의 국회의원들이 모두 참석해 케이뱅크의 발전을 바란다며 한 목소리를 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은 난항이 예상된다.
이진복 국회 정무위원장은 "은산분리가 해결되지 않아 케이뱅크가 출발하는 데 축하를 한다는 의미가 퇴색하는 게 아닌가 하는 자괴감도 있다"며 "국회에서도 케이뱅크에 관심이 많은 만큼 관련법이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4당 국회의원들이 오셨으니 이 자리에서 의결을 하면 좋을 것 같다"며 농담을 한 뒤 "우리가 더 열심히 해서 법이 통과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케이뱅크 측도 은행법 개정안이나 인터넷전문은행특별법 등 은산분리 완화 관련 법이 하루 빨리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은 "관련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KT가 대주주가 되기 힘든데, KT를 통한 자본금 확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맞추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법안 통과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현재 21개 주주사들이 동일한 비율로 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심 행장은 "법안 통과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증자에 돌입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내 목소리로 은행업무 '화상인증' 목표
케이뱅크는 일단 중금리대출, 예금, 체크카드 등의 기본적인 여수신 업무로 문을 열었지만 앞으로 차차 서비스 영역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IT 경쟁력을 이용해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새로운 핀테크 서비스도 준비중이다.
KT의 음성인식 서비스인 '기가지니'를 이용해 쇼파에 앉아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카우치 뱅킹' 서비스도 출시 예정이다. 음성으로 현재 잔고, 금리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목소리를 이용한 '화자인증'까지도 구현할 계획이다.
안효조 케이뱅크 사업총괄본부장은 "개인의 음성을 인식하고 금융거래의 수단으로 쓰는 화자인증은 미국의 일부 은행만 테스트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케이뱅크가 선보이게 된다면 세계적으로도 혁신적인 새로운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밖에 고객금융센터에 인공지능(AI) 상담을 접목중이며, 향후에는 로보어드바이저가 AI를 통해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도 제공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도 KT 및 기존 주주들과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에서 선보인 '슬림K 중금리대출'은 신용등급 7등급까지도 대상으로 하며 최고 금리가 8.98%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기존 1~7등급의 신용등급을 내부 기준에 맞춰 다시 쪼갠 후 새로운 신용평가 방식을 만들었다.
안 본부장은 "고유의 신용평가 모델을 만들면서 상환능력과 상환 가능성 평가에 유효성이 있는 데이터를 추가로 넣었다"며 "기존에는 4등급이지만 우리 기준에서는 1등급이 될 수도 있고 6~7등급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존 신용등급 4~7등급도 상당수가 1금융권인 케이뱅크의 대출 승인 대상이 되고, 승인 금리도 한자릿수에서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근식 케이뱅크 위험관리본부장은 " 비식별화 가이드라인에 따라 KT와 같은 통신사, GS리테일과 같은 유통업체, 카드사, 증권사, 보험사 등 주주들의 금융정보가 아닌 다른 빅데이터를 활용해 '옥석 가리기'를 할 수 있는 변별력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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