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채송무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여성 설거지 발언'에 이어 또 논란에 휩싸였다. 대학생 시절 룸메이트들과 약물을 사용해 성범죄를 모의했다는 내용이 자서전에 기술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홍 후보는 지난 2005년 저술한 에세이 '나 돌아가고 싶다'에서 하숙집 룸메이트가 짝사랑하는 여성을 유혹하기 위한 범죄에 가담했다고 적었다.
책에 따르면 "하숙집 룸메이트는 지방 명문 고등학교를 나온 S대 상대 1학년생이었는데 이 친구는 그 지방 명문여고를 나온 같은 대학에 다니는 여학생을 지독하게 짝사랑하고 있었다. (그 친구가) 곧 야유회를 가는데 이번에 꼭 그 여학생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것"이라고 기술했다.
홍 후보는 "그래서 우리 하숙집 동료들에게 흥분제를 구해달라고 했다"며 "우리 하숙집 동료들은 궁리 끝에 흥분제를 구해 주기로 했다"고 했다.
룸메이트가 성범죄를 시도한 날을 홍 후보는 '결전의 날'이라고 표현하며 "상대 여성의 맥주에 돼지 발정제를 타 먹였고 여관까지 데리고 갔다. 룸메이트가 옷을 벗기려는 순간 깨어나서 할퀴고 물어뜯어 실패했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다시 돌아가면 절대 그런 일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다. 장난삼아 한 일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검사가 된 후에 비로소 알았다"고 적었지만 파문은 커지고 있다. 홍 후보가 성범죄의 공동정범이라는 것이다.
◆洪 "내가 관여한 일 아니다" 했지만, 후보 사퇴 요구 봇물
홍 후보는 "내가 관여한 일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홍 후보는 21일 코엑스에서 열린 무역인과의 간담회 이후 기자들에게 "내가 관여한 게 아니고 홍릉에서 하숙하던 S대 학생들이 한 얘기를 내가 관여된 듯이 해놓은 것"이라며 "책의 포맷을 보면 내가 얘기를 하고 직간접적으로 관계됐던 얘기를 하고 마지막에 후회하는 장면으로 해둔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 후보는 "(그 사건은) 45년전 이야기고 10년전에 책이 나왔을 때 기자들한테 해명이 돼서 전혀 기사화가 안 됐다"면서 "요즘 그걸 문제 삼는 것보니 이제 유력 후보가 돼 가는 모양"이라고 했다.
그러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기타 후보들은 홍 후보에 대해 맹공격하며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대위 김현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라며 "공직에 있어서는 안될 하자가 많은 후보로 지금이라도 사과를 할 일이 있다면 사과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김 대변인은 "그동안 쏟아낸 막말과 거짓말 만 봐도 후보의 자격이 없는 것"이라며 "더이상 좌고우면하지 말고 적절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김경록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홍 후보는 이번 주요 대선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선거법 위반 전과가 있는데다 현재 정치자금법 위반 피의자 신분"이라며 "게다가 공소시효가 지났을 뿐, 본인이 강간미수의 공동정범이었음을 자백했다"고 공격했다.
김 대변인은 "대학교 1학년 학생을 상대로 약물을 몰래 먹인 성폭력의 공범임이 드러난 이상 우리는 그를 대선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며 "홍 후보는 보수정치인을 더 이상 참칭하지 말라.만일 홍 후보가 직을 억지로 유지할 경우 우리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창민 심상정 정의당 후보 대변인 역시 구두 논평을 통해 "이런 수준의 사람이 대통령 후보로 나온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된다"며 "조금이라도 반성한다면 후보 사퇴를 고민해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그동안 홍준표 후보의 여성에 대한 태도로 볼 때 이런 것을 에피소드로 치부하면서 책에 쓴 것 자체가 낮은 수준을 드러낸 것"이라고 질타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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