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기자] 블록체인(block chain)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AI)을 뛰어넘을 미래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기반기술로 잘 알려진 블록체인은 네트워크 내에서 공동으로 데이터를 검증하고 기록·보관해 공인된 제3자 없이 데이터 무결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기술이다.
거래 처리 시간을 일 단위에서 실시간 처리에 가깝게 줄이고, 중개자를 없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조작, 사기, 사이버범죄 위험도 상대적으로 감소한다.
일각에서는 블록체인에 대한 지나친 환상과 기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은행 등 금융권은 물론 비금융권, 정부기관까지 블록체인 기술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양상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올해까지 전 세계 은행의 80%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중앙은행은 지난해 펴낸 보고서를 통해 국내총생산(GDP)의 30%에 해당하는 정부 채권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화폐로 발행할 경우 실질 이자율이 하락하고 조세 왜곡이 개선되며 거래비용이 감소하는 효과로 영구 GDP가 3%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금융권 블록체인 도입 급물살
이 가운데 올해를 기점으로 그 동안 블록체인 기술을 시험해온 금융권의 도입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IBM 기업가치연구소가 16개국 200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은행의 65%가 3년 내 블록체인 솔루션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15%의 은행, 14%의 금융기관은 올해 안에 도입한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이미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에선 블록체인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토지 소유권과 이전 내용을 기록하는 '스마트 계약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일본증권거래소는 소액거래 시장에 블록체인 기술을 써보기로 했으며 미즈호금융 역시 가상화폐 사용을 정착시키기 위해 블록체인을 시험 도입했다. 호주증권거래소는 투자자들을 위한 블록체인 시험 운영을 시작해 거래 후(post-trade) 처리를 단순화시키고 결제 속도를 당일 또는 실시간에 가깝게 단축했다.
박세열 한국IBM 금융총괄 아키텍트는 "블록체인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은 2015년부터 시작됐다"며 "지난 2년간 금융권은 블록체인 시험과 개념증명(PoC)에 집중해왔으며 올해부터는 상용화 단계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비금융권 '시험대' 오르는 블록체인
금융권 뿐 아니라 유통, 물류, 정부기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블록체인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월마트는 식음료 운송·판매 과정을 추적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 중국 시장에서 돈육 추적용으로 개발된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며 미국 시장에서도 다른 품목에 대해 실험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머스크 라인은 물류 계약·선적·운반 등 전 과정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실험을 진행중이다. 현재 일부 계약에 대해 적용중으로 연말까지 전면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거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서류 업무를 획기적으로 줄여 연간 수십 억 달러 비용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바이 정부는 2020년까지 모든 정부 문서를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마힌드라는 IBM과 협력해 인도 전체 금융 공급망을 재편하기 위한 블록체인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민경식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인터넷기반본부 블록체인확신지원TF팀장은 "물류를 중심으로 비금융권에서도 블록체인을 활용해 효율성을 제고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간 협업도 확대
블록체인 활용을 위한 업계 간 협업도 확대되고 있다.
리눅스재단의 개방형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하이퍼레저'에는 거의 매주 새로운 기업, 기관들이 가입하고 있다. 최근엔 한국거래소(KRX)를 포함한 7개 신규 회원사가 가입하면서 전체 회원 수가 135개까지 늘어났다.
하이퍼레저는 모든 산업에서 범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만들어진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국내에서는 한국거래소 외에도 예탁결제원과 코스콤이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정부도 블록체인 기술 활용 기반 조성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4개 시범과제를 선정했다.
교보생명은 블록체인 인증 기술을 기반으로 실손의료보험금 청구 자동화 기술을, SK텔레콤은 전기 접촉불량 데이터를 수집해 발화 원인과 지점을 파악하는 디지털 포렌식 기법을 개발하기로 했다.
또 한국전력공사는 전력을 생산하는 가구끼리 직접 전력거래를 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전력거래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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