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지영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출구 조사가 사실이라면 자유한국당을 복원한 데 만족하겠다"며 사실상 패배를 인정했다.
홍 후보는 대선 당일인 9일 밤 여의도 당사 종합상황실에서 "나중에 개표 결과가 끝이 나봐야 알겠지만 출구 조사 결과가 사실이라면 이번 선거 결과는 수용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후보는 이날 자택에서 출구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오후 8시 51분께 집을 나서 여의도에 있는 당사를 찾았다. 도착 후 전희경 선대위 대변인이 "고생하셨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자 "네"라며 미소를 지은 채 6층 후보실로 입장했다. 이 자리엔 이철우 총괄선거대책본부장, 김대식 수행단장 등이 함께 했다.
후보실에서 한 시간 10분가량 머문 홍 후보는 10시 28분께 당사 2층 종합상황실로 내려왔다. 후보가 등장하자 당 핵심 관계자들과 당원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한 당원이 "홍준표! 대통령!"이라고 외치자 당직자들은 당원에게 자제하라는 눈짓을 보냈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홍 후보는 미소를 지으며 당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수십 대의 카메라 앞에 섰다.
홍 후보는 두 주먹을 꽉 쥔 채 "선거 결과를 수용하고 한국당 복원에 만족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을 하는 그의 표정은 참담했다. 그는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느릿한 말투로 발언을 이어갔다. 발언 중간 입을 오므리며 잠시 발언을 멈추기도 했다. 당 관계자들은 비통한 표정으로 후보를 바라봤다.
발언을 마친 홍 후보가 상황실을 빠져나오자 당원들은 "수개표를 해야 됩니다. 후보님!"이라며 고성을 질렀다. 후보가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기까지 50대로 추정되는 한 여성 지지자는 "안됩니다! 후보님 안됩니다! 좌파 안됩니다!"라고 소리치며 난동을 부렸다.
당사 앞에서 후보를 기다리는 동안 당원들 사이에선 감정싸움이 일기도 했다. 한 당원이 이야기 도중 웃자 "지금 웃을 분위기야 XX"라며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한 여성 지지자는 "아니 왜 벌써 승복을 하냐고. 내일 해도 되고 모레 해도 되는데, 왜 벌써 승복을 하냐고"라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홍 후보는 6층 후보실을 다시 찾아 30분가량을 더 머문 뒤 당사 앞으로 나왔다. "앞으로 당 재건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실겁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아니...아니..."라며 대답하지 않고 밴에 탑승했다. 지친 기색이 역력함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후보님! 힘내십시오!"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응원합니다"라는 지지자들의 외침 속에 홍 후보의 차는 당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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