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2차 공판이 10분만에 종료됐다. 그간 벌어진 공판 중 가장 짧은 시간이다.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인 정유라의 승마지원 특혜를 밝혀낼 핵심 증인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증인으로 설 예정이었으나 연락두절로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11일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부회장, 장충기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차장 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의 12차 공판이 속개됐다.
하지만 공판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끝났다. 증인으로 설 예정이었던 박 전 전무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전 전무는 삼성의 승마지원 특혜를 밝혀낼 핵심 증인으로 최 씨가 전면에 나서기 전 최 씨의 손발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지난 10일 열린 11차 공판에서도 특검은 박 전 전무가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행방을 알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재판부는 박 전 전무가 법정에 없는 것을 확인한 후 "박원오 증인은 모든 증인을 다 소환한 후에 마지막에 하실 것인가"라고 특검에 물은 뒤 "김학현(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까지, 증인 10번에 해당되는데까지는 소환장이 나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특검은 "연락이 안되기 때문에 일정이 잡힌 증인심문 이후에 잡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답했다. 예상대로라면 김 전 부위원장 이후 박 전 전무의 증인심문이 이어진다. 주 3일 공판을 진행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빠르면 오는 19일 증인대에 설 수 있다.
박 전 전무는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로 삼성과 정유라 씨 승마지원을 위한 여러 실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원금과 관련해 삼성과 여러차례 이메일을 주고 받은 정황이 포착됐으며, 최 씨 등에게 보낸 삼성그룹 임원과 그간의 문제점 등을 보고 하기도 했다. 정유라 승마지원 특혜 문제가 언론을 통해 불거지자 삼성과 대책회의를 나눈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다만, 2015년 11월께 박 전 전무는 마필구매 과정에서 횡령을 했다는 의심을 사 최 씨에게 버림받기도 했다. 이 상황은 지난 11월 29일 박 전 전무가 최 씨에게 보낸 '회장님께'라는 이메일 문서에서 확인된다.
그 이 후 같은해 12월 7일 김종찬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와 황성수 전 삼성 미래전략실 전무 등과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특검은 정유라 특혜 지원을 무마하기 위한 대책회의라 주장하고 있다.
한편, 박 전 전무는 오랜 기간동안 승마계에서 영향력이 높았던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1차 증인심문에 출석한 최준상 전 삼성 승마단 소속 선수는 정유라 씨의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과 관련해 "박원오 정도의 영향력이라면 우호적인 심판을 초빙해서 (성적 조작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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