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임종석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튿날인 11일 여야 지도부를 만나 국정운영의 협조를 구했다. 임 실장은 이날 오전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한 의장단을 예방한 데 이어 오후에는 여야 지도부와 회동을 갖고 협치행보를 이어나갔다.
먼저 임 실장은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만나 "대통령께서 어제 국회에 방문하신 취지는 무엇보다 국회와 협력해 산적한 민생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라며 "국회와 협력하면서 귀를 기울이고 국회의 목소리를 많이 듣겠다"고 협치를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강조해 단순히 선거구호일 줄 알았다"면서 "하지만 막상 취임 직후 발표된 인사안은 보니 허언이 아니었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조선시대의 대간처럼 대통령에게 강하게 민심을 전해달라"고 조언했다.
임 실장은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만나서도 "청와대와 국회의 소통창구 역할을 하며 야당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거듭 협치의 정신을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도 "과거 임 실장과 국회에서 술도 마시며 좋은 관계였는데 비서실장이 돼 나타나니 감개무량하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는 임 실장을 앞에 두고 10여분 동안 쓴소리를 쏟아내면서 여야 간의 간극이 드러났다. 그는 "청와대의 인사안을 보니 NL계와 PD계가 청와대에 포진한 것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출신인 임 실장의 인선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이에 임 실장은 "한국당에서 우려하는 목소리를 잘 듣고 있다"면서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대표적인 운동권 출신이지만, 민주당 원내대표로서 정 원내대표와 가장 대화를 잘하며 합리적으로 국회를 이끌었다. 우 원내대표가 한 것처럼 합리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만나 "친정에 온 느낌"이라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야당의 목소리를 더 크게 듣겠다고 했는데 특히 국민의당의 목소리는 정말 크게 듣겠다"고 말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비서실장으로서 호남홀대와 패권주의 청산 문제를 잘 해결해달라"고 답했다.
◆추미애 갈등설에 "이미 몇 번 만났다" 해명
앞서 임 실장은 자신의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을 방문해서도 당정청이 혼연일체로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자고 주문했다. 그는 우상호 원내대표에게 "단기적인 과제를 비롯해 주요 사안까지 당과 협의해 국정을 운영하겠다"며 "당의 목소리를 빠짐없이 듣고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첫 인사가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젊은 비서실장이 기용되는 걸 보고 많은 사람이 놀랐다"며 "국회와 청와대 소통에 좋은 역할을 하실 것 같다.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민주당은 여당으로서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당초 이날 오후에 추미애 민주당 대표도 만날 예정이었지만 일정상의 이유로 만남이 불발됐다. 이를 두고 선대위 구성 당시 상황본부장직을 두고 임 실장과 추 대표가 갈등을 빚었던 것 때문이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임 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선거 때 이미 (추 대표를) 많이 뵀다"면서 "사실은 몇 번 만나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공개되지 않았을 뿐이다"며 추 대표와의 갈등설을 일축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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