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기본소득제 중 보편적 소득제를 도입하면 불평등이 오히려 심화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25일 보고서 '기본소득제가 소득재분배와 노동공급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기본소득제의 도입 취지는 공감하지만 설계 방식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각 유형별 기본소득제 도입 시 국내에 미칠 효과를 추정했다.
한경연은 보고서에서 기본소득제의 종류가 크게 소득별로 지원을 달리하는 음소득제(NIT)와 소득과 관계없이 지원하는 보편적 소득제(UBI)로 나뉘며, 음소득제가 소득불평등을 완화시키는 것과 달리 보편적 소득제는 소득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프리드먼과 토빈의 음소득제를 도입할 경우 지니계수는 각각 3.8%, 0.9% 감소한 반면, 머레이와 스페인의 보편적 소득제를 도입할 경우 지니계수가 각각 2.9%, 0.3% 증가해 소득불평등이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한경연은 또 보편적 소득제를 택할 경우 음소득제보다 비경제활동인구(자발적 실업)와 실업자(비자발적 실업) 증가폭이 크고, GDP 감소폭도 더욱 증가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고 관측했다.
한경연은 보편적 소득제가 음소득제에 비해 재원 소모도 큰 것으로 추정했다. 한경연이 연간 소요자원을 추정한 결과 스페인과 머레이의 보편적 소득제는 각각 341조 5천억원과 266조 4천억원의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프리드먼의 음소득제는 75조 9천억원, 토빈의 음소득제는 50조 6천억원이 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4차 산업혁명이 현실화되고 현행 복지제도의 비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기본소득제 도입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면서도 "제도 설계방식에 따라 재원이 과도하게 소요될 수 있고 소득재분배 효과도 불확실하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한 논의와 국민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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