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수립에 착수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잇따라 철회하거나 수정하면서 공약후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공약을 남발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박광온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5일 오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상기능의 외교부 이전 공약을 백지화에 대해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이날 첫 고위당정청 회의를 열고 산업부에 통상기능을 존속시키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확정했다.
당초 국정기획위는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산업통상부의 통상 기능을 외교부 이전 ▲중소벤처기업부 승격 ▲소방청과 해양경찰청 분리·독립 등 3가지를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중 1개가 폐기되면서 국정기획위와 당정청의 소통이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 대변인은 "인수위원회 없이 가는 만큼 조기 국정 안정성을 위한 틀이 중요하다는 목표가 있었다"며 "중소벤처기업부에 산업부의 몇 기능을 이관하는 만큼 통상 기능마저 이관하게 되면 산업부 자체에 남아있는 (기능이) 왜소해진다"고 설명했다.
또, 대통령 직속 경호실을 폐지하고 경찰청으로 이관 공약도 보류했다. 인적·물적 토대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 국정기획위 측의 설명이다. 국정기획위는 잠정보류라고 밝혔지만, 조직 개편은 정권 초에 이뤄지지 않으면 재추진이 어렵다는 점에서 사실상 불발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대통령 집무실을 실제로 광화문 청사로 옮길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광화문 일대는 교통이 혼잡하고 유동인구가 많아 대통령 경호가 쉽지 않다.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오면 주변 교통, 통신 제한 등으로 오히려 시민 불편이 늘어날 것이란 문제 제기도 많다.
이 밖에도 국정기획위는 탈원전과 통신비 인하 정책을 놓고 완급조절에 들어간 모양새다. 계속된 업무보고에도 이해당사자 간의 첨예한 대립에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오히려 국정기획위의 혼란스러운 모습만 노출했다.
국정기획위는 지난 2일 산업통상자원부·원자력안전위원회·한국수력원자력 통합 업무보고에서 원전을 줄인다는 원칙만 확인했다. 오히려 이달 말에 예정된 새 정부 5개년 계획에 탈원전 정책을 배제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통신비 인하 공약 역시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국정기획위 안팎에서 확산됐다. 이개호 경제2분과 위원장은 "사회적 약자 통신료를 절감하겠다는 취지는 이행돼야 한다"면서도 "통신비 인하는 현안이어서 수시로 보고받고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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