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기자]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가 창사 8년만에 최대 위기에 빠졌다. 성추문과 강압적인 조직문화로 트래비스 칼라닉 최고경영자(CEO)는 실리콘밸리 총아에서 구제불능 마초로 전락하고 말았다.
우버는 기업가치 70조원대 회사로 성장했고 상장도 목전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월 퇴사한 여성 엔지니어가 상사의 성희롱에 시달렸고, 인사과에 이를 알렸지만 회사가 덮으려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우버의 민낯이 드러났다.
이 폭로는 도화선이 돼 칼라닉 CEO가 사내 직원들에게 성관계를 부추기는 이메일을 보냈다는 사실이 들춰졌고, 고위 임원들의 술자리 문화도 구설에 올랐다.
결국 우버 이사회는 사내 문화 개선 권고안을 채택했고, 이로 인해 우버의 오른팔 에밀 마이클 수석 부사장은 퇴진했다. 칼라닉 CEO도 무기한 휴직에 들어갔다.
그러나 우버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이후 비상 소집된 임원회의에서 한 임원이 여성 임원이 늘어난다는 건 수다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뉴욕타임스가 보도하면서 파장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이 모든 게 가능했던 건, 직원들이 울리는 경종의 목소리에 귀기울지 않은 건 실적 지상주의 때문이다.
기업의 선은 이윤을 남기는 것이라지만 우버는 최소한의 기업윤리를 고민하지 않았다. 눈 앞에 이익만 쫓다 브랜드 가치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소탐대실한 셈이다.
최근 우리기업들도 기업 규모에 상관 없이 수평적인 조직문화, 직원들을 위해 개선된 복지 정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물론 이는 새 정부가 출범해 내놓는 읍소형 제도일 수 있다. 직급 떼고, 출 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탄력 근무제를 도입한게 최근 일도 아니다.
이런 방식을 도입했다고 해서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정착되는 것은 아니다. 퇴근 후 카카오톡 금지 법안이 나올 정도로 우리사회는 수직적인 문화가 만연해 있다. '경단녀'라는 신조어가 나올정도로 능력 있는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 이후 경력이 단절되고 있다.
생색내기일지언정 기업 문화 개선책은 계속 나와야 한다. 제도가 있어도 혜택을 누릴 수 없을 수 있지만, 사내 구성원으로서 주장할 수 있는 권리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직원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측면이 많다고 본다. 당장 매출 숫자는 줄어들 수 있지만 이것이 장기 레이스에서 승산 있는 전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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