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채나기자] 국민의당이 지난 대선 당시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 씨 특혜 취업 제보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국민의당은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평당원 이유미 씨의 단독 행동이라고 선 긋기에 나섰지만, 안철수 전 대선 후보와 지도부가 사전에 이 같은 사실을 인지했는지 여부를 놓고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대선 내내 공세 퍼붓더니…"증거조작, 죄송하다"
사건의 발단은 대선을 며칠 앞둔 지난 5월 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민의당은 문 대통령이 준용 씨의 고용정보원 입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카카오톡 캡쳐 화면과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녹음파일에서 준용 씨의 파슨스 스쿨 동료라는 한 남성은 "2006년 12월 준용 씨가 '아빠가 이야기를 해서 어디에 이력서만 내면 된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 동료는 "노동부인가 고용정보원인가 거기를 그냥 아빠 친구 회사 쯤으로 여겼다. 아빠가 어느 날 원서 좀 보내라고 해서 보냈더니 그걸로 프리패스하고 애초애 걔(준용 씨) 자리로 하나 빼놓은 것"이라고도 했다.
국민의당은 이를 바탕으로 대선이 끝날 때까지 문 대통령과 준용 씨에게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나 녹음파일은 당 청년위원회에서 활동하던 평당원 이 씨가 친척과 연기하는 방식으로 만든 허위 자료였다.
이 씨는 대선을 치른 지 한 달을 훌쩍 넘긴 지난 24일 당에 고해성사를 했고, 26일에는 검찰 조사를 받던 도중 긴급 체포됐다. 당은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대국민 사과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평당원 단독 범행? 안철수·지도부 전혀 몰랐나
국민의당은 이번 사건을 이 씨의 단독 범행으로 몰아가는 모습이다. 박 위원장이 철저한 검찰 조사를 촉구한 데 이어, 27일 김동철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끔찍한 발상", "경악스럽고 기가 막히다" 등 거친 표현으로 이 씨를 비난하며 "법정 최고형으로 다뤄 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대선 당시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박지원 전 대표도 한 라디오 방송에서 "상식적으로 봐도 책임 있는 지도부나 관계자라면 이런 것을 '조작해서 하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을 비롯한 전·현 지도부는 안 전 후보도 조작 사실을 몰랐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 이 씨는 검찰 소환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당에서 기획해서 지시해놓고 꼬리자르기 하려고 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 씨가 안 전 후보의 측근이라는 점도 의문을 남긴다. 국민의당 측 주장대로 안 전 후보를 비롯한 지도부가 조작 사실을 모른 채 선거 기간 내내 공세에 활용했다 하더라도 사실 여부를 명확히 확인하지 않은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윤채나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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