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채나기자] 산 넘어 산이다.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는 정치권의 요즘 분위기가 그렇다.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으로 고조된 갈등이 송영무 국방부 장관·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준 문제로 또 다시 재연될 모양새다.
야당의 반발→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불발→대통령의 임명 강행 수순이 반복될 경우 여야 대치가 다시 고조되면서 6월 임시국회와 마찬가지로 7월 임시국회도 빈 손 국회가 될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도덕성 난타전 벌어진 세 후보자 청문회
30일 마무리된 김상곤 후보자 청문회는 이례적으로 1박2일 간 진행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전날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김 후보자 청문회를 시작했지만 자료제출 등을 둘러싼 공방이 지속되면서 자정께 청문회 일정을 29~30일로 변경하는 내용의 인사청문계획서를 의결했다.
오후 1시께 종료된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논문표절 의혹, 이념 편향을 집중 추궁했다. 김 후보자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고, 여당 의원들도 야당의 공세를 '색깔론'으로 규정하며 맞불을 놨다. 이 과정에서 여야 간 고성이 오가는 등 감정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같은 시각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진행된 조대엽 후보자 청문회도 순탄치 않았다. 야당은 조 후보자의 음주운전 전과와 사외이사 겸직 문제를 집중 추궁한 반면, 여당이 감싸기에 나서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치열했다.
송영무 후보자의 경우 지난 28일 청문회를 마쳤지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가 불투명하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한 차례 청문보고서 채택을 시도했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불참해 전체회의 자체가 무산됐다.
야당은 이들 세 후보자 모두 문재인 정부의 '5대 비리 연루자 공직 배제' 원칙에 위배된다고 입을 모으며 인준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의 반발이 거세다.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들 후보자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다면 청와대가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거듭 촉구했다.
◆文대통령 임명 강행 시 정국 냉각 불가피
야당이 끝내 청문보고서 채택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가능한 시나리오는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이다. 장관 후보자의 경우 국회의 임명동의가 필수인 국무총리와는 달리 대통령이 한 차례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 뒤 거듭 시한을 넘기면 임명할 수 있다.
문제는 후폭풍이다. 야당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면서 추가경정예산안·정부조직개편 등 현안 논의가 발목잡힐 게 뻔하다.
실제 여야 원내대표가 이날 긴급 회동을 갖고 추경안 심의 일정을 논의했지만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세 후보자 지명 철회를 전제조건으로 요구하고 나서면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한국당은 아예 불참했다.
바른정당은 이 자리에서 '추경안 심의 절차에는 일단 협조하겠지만 세 후보자를 임명할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협조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것'(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이라고 으름장을 놨다고 한다. 국민의당은 다음 달 3일 의원총회에서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추경안과 정부조직개편 논의를 청문회와 별도로 논의하자고 야당을 설득 중이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이대로라면 다음 달 4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7월 임시국회도 공전할 수밖에 없다.
윤채나기자 come2ms@inews24.com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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