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42차 공판이 속개된 가운데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을 보좌한 김건훈 청와대 행정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특검과 삼성 측 변호인단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정확한 1차 독대 시기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은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42차 공판을 속개했다.
이번 공판에는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보좌한 김건훈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실 행정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행정관은 안 수석의 수첩을 넘겨준 인물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3차례 독대와 관련한 진술을 이어갔다.
특검과 삼성 측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정확한 1차 독대 시기와 독대 시 어떤 말들이 오갔는지에 대한 정황 파악, 안 수석의 수첩이 정당한 방법으로 제출됐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했다.
특검은 지난해 10월경 김 전 행정관이 작성한 보고 문건을 통해 1차 독대가 지난 2014년 9월 12일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는 9월 12일 삼성, SK라고 표기돼 있다. 당초 1차 독대는 2014년 9월 15일로 대구경북창조경제센터에서 약 5분간 만남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만약 12일 독대가 이뤄졌다면 15일과는 달리 충분한 준비와 여유있는 면담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기존 9월 15일 5분간 독대가 이뤄진 것이 정확하다고 반박했다. 우선 박 전 대통령이 그날 신임 주한대사들과 오전 만남이 있었으며, 오후에도 일정이 꽉 차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행정관이 보고서를 작성한 시기가 2년이 넘은 시기에 완성 됐으며, 앞서 기록한 일정 등을 토대로 정리한 내용이기 때문에 정확치 않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9월 12일이라고 특정했던 것은 해당 비서관과 안 전 수석의 일정을 확인했기 때문에 넣은 것인가"라고 물었으며, 김 전 행정관도 "그렇다"고 답했다.
보고서에 기재된 'SS'라는 표현도 언급됐다. 김 전 행정관이 비서관 등을 통해 보고서 작성을 위해 모아둔 한 자료에서, 참고자료라 명시된 A4 1장짜리 문서를 발췌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됐다.
김 전 행정관은 "제가 볼때는 삼성이 만든 자료가 아닐까 해서 SS보고라고 썼다"며, "특별한 제목은 없었다. 청와대에서 쓰는 글꼴보다 컸고 양식도 달라 외부에서 작성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진술했다.
변호인단은 삼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해서 삼성이 전달한 자료라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이 실제 청와대에 보고하는 문건이라면 보고서라는 제목으로 양식에 맞게 제출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김 전 행정관을 통해 삼성이 청와대에 제출한 문건이 발견되지 않았음을 입증하려 했다.
한편, 안 전 수석의 수첩 입수 경위에 대해서도 실랑이가 오갔다. 특검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인계받은 것으로 이미 안 전 수석이나 김 전 행정관도 이에 대한 반박을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증거인멸교사라는 죄목으로 영장을 발부해 압수한 것으로 충분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죄목에 대한 수사 진척여부에 대해 김 전 행정관은 모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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