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도민선기자] SK텔레콤이 야심차게 내놓은 '누구 미니'를 구입해 나흘간 사용해봤다.
'이동형 AI기기'라는 컨셉에 맞게 전작에 비해 발전된 하드웨어가 일단 눈에 들어왔다. 다만 콘텐츠 는 아직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향후 사용자가 만들어낸 데이터를 '딥러닝(Deep Learning)'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진행될 서비스 개선 업데이트가 기대된다.
기자는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한 SK텔레콤 대리점에서 누구 미니를 4만9천900원에 구입했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AI 전용 기기 중 가장 저렴한 가격이다. 덕분에 출시 첫날인 이날 11번가와 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5천대 이상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포장을 벗긴 누구 미니는 실제로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였다. 높이 6cm·지름 8cm에 대나무를 비스듬하게 잘라놓은 형상이다. 무게가 219g이어서 조금 묵직한 야구공을 손에 쥔 듯했다. 지난해 출시된 '누구(NUGU)'가 1kg이 넘는 고정형기기인 것을 감안하면 누구 미니에 '이동형 AI기기'라는 별칭이 붙을만 했다.
누구 미니에 장착된 스피커 출력이 3W에 불과해 음량은 최대로 키워도 조금은 부족한 듯 했다. 다만 작은 방 안에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성량이 부족하다면 AUX 단자로 외부 스피커를 연결할 수 있다.
누구 미니를 작동하려면 일단 호출어가 필요하다. 누구 앱을 통해 '아리야', '레베카', '크리스탈', '팅커벨'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조만간 업데이트를 통해 호출어 1개가 추가될 예정. 첫날은 '아리야'를 사용했지만, 인식률을 높이려면 거센소리가 들어간 호출어를 쓰는 게 좋다는 의견에 따라 '팅커벨'로 변경했다.
누구 미니를 처음 사용하려면 스마트폰 '누구 앱'을 통해 누구 미니를 와이파이(WiFi) 공유기(AP)와 연결해야 한다. 이때 스마트폰도 같은 AP에 접속해야만 하는데, 이때문에 와이파이가 없는 야외에서는 사용하기 힘들다. 향후 누구 앱 업데이트를 통해 핫스팟과 블루투스 테더링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새 기능 5개, 추후 업데이트 예정
SK텔레콤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누구 미니 출시와 함께 ▲감성대화 기능 '심심해' ▲영화서비스 ▲오디오북 ▲금융서비스 ▲한영사전 등 주요 서비스를 발표했다. 이 기능 중 일부도 체험해봤다.
감성대화 기능은 누구 미니에게 "팅커벨, 심심해"라고 말하면 시작된다. 그러면 세계사 퀴즈와 속담풀이, 무드등 쇼 등을 제안하고, "그래"라고 답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식이다. 퀴즈는 3지선다로 최대 3개까지 이어지는데, 질문과 답이 오가는 순서가 최대 7번까지 이어진다.
또 영화서비스 기능을 이용하려면 우선 누구 앱에서 각 지역의 롯데시네마·CGV·메가박스 중 한 곳을 선호 영화관으로 설정해야 한다. 상영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지만, 아직 영화관 등과의 제휴 문제로 예매는 불가능하다.
최근 관객 수 800만을 돌파한 '택시운전사'와 관련 "팅커벨, 택시운전자 정보를 알려줘"라고 하자, 감독과 주연배우, 장르, 개봉일 등 간략한 정보를 알려줬다. 다시 "팅커벨, 택시운전사 상영시간표 알려줘"라고 하자 설정된 선호 영화관의 상영스케쥴을 알려준다.
금융서비스는 현재 환율정보만 제공된다. "팅커벨, 1천500달러가 얼마야"라고 물으면 현재 환율을 계산해 "1천500달러는 168만2천295원입니다"라고 답했다.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계좌 조회나 이체 서비스 등도 가능해 진다.
이외 일상대화를 포함한 감성대화 기능 등은 부족했다. 가령 "팅커벨, 사랑해"라고 말하면 "저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또는 "사랑하는 그 마음 변치 마세요"라는 답변을 반복했다.
유명인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팅커벨, 유재석이 누구야"라고 묻자, "현재 연결된 Btv(SK브로드밴드의 IPTV) 서비스가 없습니다. 누구 앱에서 Btv 서비스를 연결해주세요"라고 답했다. 다른 연예인들의 이름을 대도 마찬가지. 만약 Btv를 연결했다면 이들의 사진이나 영상을 제공해주는 것 같다.
이처럼 어떤 대상의 정의나 간략한 설명을 듣고 싶다면 "팅커벨, 위키피디아에서 XX 검색해줘"라고 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도민선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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