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올해 들어 삼성중공업, STX조선해양 등 조선업계에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도 얼마 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에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전 8시45분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내 대형엔진조립3부 1-2공장에서 SH909엔진을 시운전하던 중 스타팅 에어용 파이프(엔진 시동시 사용하는 파이프)가 폭발했다.
이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폭발로 인한 충격으로 파이프 파편이 날아갔고, 날아간 파편이 근처에 있던 연료유 연결선을 터뜨리면서 사고 현장은 온통 기름으로 뒤덮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고는 STX조선해양 사고가 난지 5일 만에 발생했다.
특히,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2년 전에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대형엔진조립 1-1공장 HMDS093엔진 시운전 중 스타팅 에어용 파이프가 터진 것. 시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는 점, 스타팅 에어용 파이프가 폭발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고와 양상이 비슷하다.
사고 여파로 강한 압력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근처에 있던 현대중공업 근로자 두 명이 세차게 튕겨 나가면서 부상을 입은 바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에 의하면 당시에도 파이프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 공장 안으로 뚫고 들어왔고, 일부는 철제계단 구조물까지 휘게 했을 정도로 사고 여파가 컷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당시 "40년 된 노후시설들을 이번 기회에 철저히 점검하지 않으면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며 사측에 철저한 대책을 촉구했다. 회사 측은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설비라인을 새로 만들고 안전밸브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와 비슷한 사고가 지난 8월 다시 발생하면서 노사 갈등의 또 다른 도화선이 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노사갈등은 최근 사측이 본격적인 구조조정 시행 계획을 통보하고 노조가 이에 반발하면서 다시 첨예해진 상황이다.
노조는 곧바로 작업중지권을 발부하고 고용노동부와 함께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작업중지권은 위험요소로부터 벗어나 공장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근로자들이 업무를 일시 중단하도록 하는 조치다.
노조 관계자는 "시험 운전에 사용하는 각종 파이프는 항상 사고 위험이 존재하므로 오래된 관에 대한 사용 날짜와 사용 빈도 수 확인은 사고 예방을 위해 필수 조건"이라며 "제대로 이에 대한 점검이 이뤄졌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아직 사고 조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의 책임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만일 회사의 귀책사유가 드러날 시에는 그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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