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기자] 국내 공공 오피스 소프트웨어(SW) 시장의 독과점 체제에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동안 거의 모든 공공기관은 문서 작성 프로그램으로는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 '한글',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은 마이크로소프트(MS) '엑셀'만 사용했다. 특정 포맷에 종속돼 가격 상승 등 부작용도 심심찮았던 것.
그러나 최근 들어 일부 경쟁 체제로 전환되며 사실상 '경쟁없는 공존 상태'에 금이 가기 시작해 주목된다.
10일 경상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한글과 엑셀 외 인프라웨어의 폴라리스 워드, 한컴 한셀·한쇼 등을 표준 오피스 SW 제품군에 포함시켰다.
앞으로 두 회사의 특정 제품뿐만 아니라 같은 성격의 다른 회사 제품까지 구매 대상으로 고려한다는 의미다.
과거 워드는 한글, 스프레드시트는 엑셀, 프레젠테이션 도구는 파워포인트를 구매했다면 앞으로는 각각 한글과 폴라리스 워드, 엑셀과 한셀, 파워포인트와 한쇼를 경쟁시켜 제품을 구입할 계획이다.
경북도교육청은 지난 5월 업무용 SW 구매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 3개월 간 대체 SW를 업무에 사용하며 호환성 검증을 거쳤다. 도의회 예산절감 요구 등 내·외부적 요인이 추진 배경이다. 그 결과 업무를 위한 기본적인 기능은 충분히 갖췄다고 판단했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단독 제품만 구매해 보급하다보니 가격 경쟁이 안 되는 문제가 있었다"며 "한글 제품만 해도 지난 5년간 매년 약 1억 원이 올라 올해 구매 예산은 17억 원이 소요됐고, MS 제품 관련 구매에는 약 22억 원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경북도교육청은 내년 한컴오피스를 전부 구매하는 안(1안)과 폴라리스 워드MS·엑셀·파워포인트를 혼합 구매하는 안(2안)도 고려중이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경쟁 입찰을 거쳐 지난 7월부터 한컴오피스 제품만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한컴오피스 제품을 표준 오피스 SW로 선정한 지 거의 1년만이다.
교육청은 예산 절감을 위해 2015년부터 이같은 계획을 수립해 진행해왔다. 경북도교육청은 경기도교육청 사례을 참고한 경우다.
이각순 경기도교육청 특성화교육과 정보화교육담당 주무관은 "지난해 일부 엑셀을 쓰도록 했으나 올해는 MS 오피스를 아예 사지 않았다"며 "올 7월 1일부터 한컴오피스만 사용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컴과 MS가 나눠 지배하던 시장이 한컴 독주 체제로 바뀌는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반면 한컴 입장에서는 한글 독점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해석이 동시에 나온다.
이 주무관은 "내년에 당연히 한컴오피스를 구매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다른 제품이 포함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인프라웨어 관계자는 "공공 시장에서 한컴 지위가 워낙 견고해 (진입이) 쉽지는 않다"면서 "인프라웨어는 공공보다는 해외 시장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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