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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휴직 중 해고 부당"…중노위 쿠팡맨 손 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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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연대조노 "쿠팡 모든 비정규직 쿠팡맨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배송 중 부상을 당해 산재 휴직을 했다가 해고를 당한 쿠팡맨의 복직 가능성이 높아졌다.

20일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전날 중앙노동위원회가 부산2캠프에서 근무하던 쿠팡맨 이국희 씨의 산재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이 씨의 계약갱신권을 인정하고 쿠팡의 계약 해지에 합리적 사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계약갱신권이란 기간제 근로자라도 정당하고 합리적인 계약 거부 사유가 없는 한 재계약을 기대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날 택배연대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배터리가 방전되면 버리듯 쿠팡맨을 계약해지하는 쿠팡의 행태에 경종을 울리는 중앙노동위 판결을 적극 환영한다"며 "쿠팡은 이 씨의 원직 복직은 물론 모든 비정규직 쿠팡맨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씨는 작년 9월 배송 탑차에 택배 화물을 싣던 중 차에서 떨어져 다리를 다쳤다. '화물칸에 오를 때는 신발을 벗어야 한다'는 쿠팡 내규에 따라 비가 오는 날 맨 발로 탑차에 오르다 미끄러진 것이다. 이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 재해'라는 판정을 내렸고, 이 씨는 올해 5월까지 휴직했다.

쿠팡은 이 씨가 요양 중이던 지난 3월 31일 계약 만료를 통보했다. 이 씨가 장기 휴직으로 배송일수를 채우지 못하자 계약을 연장하지 않은 것이다. 아울러 쿠팡은 중노위에 제출한 답변서에 "이 씨의 신체 상태가 배송직원으로서 업무수행을 행에 적합하지 않았으므로 이 씨와의 계약을 갱신할 수 없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택배연대노조는 쿠팡맨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인사 시스템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택배연대노조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전체 쿠팡맨의 10%에 육박하는 218명의 쿠팡맨을 계약해지했다. 이 씨 역시 지난 2015년 9월 입사해 6개월 단위로 계약을 연장하며 근무해 왔다.

또 최근 쿠팡이 근로계약서 내용을 수정해 정규직 전환 가능성을 줄였다고 강조했다.

당초 계약서에는 '근로기간이 종료되면 고용관계는 당연히 종료된다. 다만, 계약의 종료 약의 종료시점 이전에 별도의 통지 또는 서면 계약서를 체결할 경우에는 계약기간이 연장되거나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었다.

현재는 정규직 전환에 대한 언급을 쏙 빼고 '근로계약기간이 종료되면 별도의 통지가 없더라도 고용관계는 당연히 종료된다. 다만, 계약의 종료시점 이전에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고 수정된 상태다.

택배연대노조는 "쿠팡은 6개월 단위로 계약을 연장하는 쿠팡맨의 비정규직의 처지를 악용하고 있다"며 "택배기사를 직고용한다고 홍보하던 쿠팡은 최초 6개월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배송물량이 증가할 때면 쿠팡맨을 채용했다가 물량이 적어지면 계약을 해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 여러 대기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쿠팡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모든 비정규직 쿠팡맨의 정규직 전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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