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혜경기자] 감사원의 감사 결과, 금융감독원이 방만경영과 부당한 채용 등의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3월13일부터 4월21일까지 금감원에 대한 감사를 시행한 결과 금감원의 수입예산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금감원 수입예산은 2016년 3천256억원에서 2017년 3천66억원으로 410억원(12.6%) 늘어나는 등 최근 3년간 평균적으로 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금감원 예산 급증은 상위직금 및 직위수가 과도하게 많고, 국외사무소 확대, 정원외 인력(255명) 운영, 인건비 및 복리성 경비 증가 등 방만경영에 기인한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또 금감원 수입예산(감독분담금, 발행분담금, 한은출연금) 중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 금융사들에게 배분/·수하는 감독분담금이 올해 전년 대비 17.3%(432억원) 증가하는 등 최근 3년간 평균 13.6% 늘어났고, 수입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9.7%(2천921억원)나 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1999년 감독분담금이 수입예산의 41.4%(547억원)에 그쳤던 것에 비해 급증한 것이다.
이 같은 감독분단금 급증의 원인은 금감원에 제대로 통제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감사원은 "감독관청인 금융위원회의 통제가 느슨하고, 기획재정부와 국회 등 재정통제기관의 통제수단이 없다"며 "감독분담금 납부의무자인 금융기관의 저항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감사원은 앞으로 금융위가 금감원의 감독분담금을 부담금으로 지정되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감독분담금 요율을 변경하고, 부담금 운용계획서와 보고서를 금감원이 매년 기재부와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등 효율적인 관리·통제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더불어 금융위가 금감원의 방만한 조직·인력운영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았다는 점도 꼬집었다.
감사원은 이어 금감원장에게 방만한 조직·인력을 감안해 상위직금 감축, 부서 통폐합, 국외사무소 전면 정비·폐지, 정원외 인력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하는 조치를 내렸다. 또 예산서 수정제출 업무를 부당처리한 담당자에 대한 문책(경징계 이상) 및 주의도 요구했다.
감사원은 금감원의 부당한 채용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금감원의 모 국장이 지난 2016년도 5급 신입 일반직원 채용시 필기전형에서 지인으로부터 특정인이 합격했는지 문의를 받은 후 채용 예정인원을 늘려 본래 합격대상(상위 22명)이 아닌 특정지원자(23위)를 합격시키는 등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 지원서를 사실과 다르게 기재한 지원자를 합격시키거나, 2차면접 합격자에 대해 당초 계획에 없던 세평(世評)을 조회하면서 부정적 세평을 이유로 3명을 탈락시킨 후 추가합격자는 예비후보자보다 후순위자인 다른 지원분야 후보자를 세평 조회 없이 합격시킨 일도 적발됐다.
이 밖에도 금융기관 검사·제재 규정과 운영, 과징금 및 과태료 등 금전적 제재 규정·운영, 금융소비자보호 관련 부분(보험 불완전판매 등)에서도 부적정한 부분이 있었다고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가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금감원의 금융감독 업무 타당성을 제고하고, 금감원 조직 운영 전반의 효율성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금감원은 감사원에서 지적한 제반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해 강도높은 내부개혁을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시장 변화에 맞게 외부 파견 및 기능축소 부서의 인력 감축, 가상화폐·개인간(P2P)금융·회계감리 등 감독수요 증가 분야로 인력 재배치 등 조직·인력·예산을 재정비하고, 직원 채용도 중앙정부 수준의 공정성 확보할 수 있도록 개선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또 주식거래 금지 대상 임직원을 대폭 확대하는 등 국민 눈높이에 맞는 내부 규율도 세울 방침이다.
보다 구체적인 개선방안은 민간전문가 위주로 구성된금감원 인사·조직문화 혁신 태스크포스(TF) 논의를 거쳐 오는 10월말까지 마련하고, 연말까지 후속조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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