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채나기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21일 국회를 통과한 데는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을 이끌어냈을 때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마쳤을 때부터 국민의당은 정치권 안팎의 주목을 받아 왔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일찌감치 대치 전선을 형성한 가운데, 국민의당이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국민의당은 자율투표 방침을 정한 채 침묵을 지켜 왔다. 소속 의원들이 SNS 등을 통해 개별적으로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일부에 그쳤다.
안철수 대표만이 '사법부 독립'을 강조하며 표결 당일인 이날까지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안심(安心·안철수 대표의 의중)'이 당 전체에 영향을 미쳐 반대표가 대거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표결이 임박하자 당내 찬성론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박지원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히며 권고적 당론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등을 통해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조사한 결과 반대 의견 보다 찬성 의견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내 이탈표가 없다면 가결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이 같은 기류 변화는 고스란히 표로 이어졌다. 본회의 표결 결과 총 투표수 298명 가운데 찬성이 160표로 반대(134표)를 훌쩍 넘었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127석)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해도 30표 이상의 찬성표가 더 나온 것이다.
국민의당이 김 후보자 인준에 힘을 보탠 데는 여권의 간곡한 설득과 호남 민심을 포함한 여론의 움직임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안 대표, 김 원내대표에게 직접 협조를 요청하는 등 여권 전체가 화해 제스쳐를 취하는 상황에 이를 거부할 경우 호남 민심을 자극할 수 있고 여론 악화도 불가피하다는 점을 의식한 것이다.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양승태 대법원장 임기 만료(24일) 전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일각에서 제기됐던 사법부 공백 우려는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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