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채송무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핵무기를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하면서 국제사회가 강도높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 모든 노력은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현지시간 21일 제72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최근 북한은 국제사회의 일치된 요구와 경고에도 기어이 6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우리 모두에게 말할 수 없는 실망과 분노를 안겼다"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핵실험 후 우리 정부는 북한으로 하여금 도발을 중단하게 하고 대화의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해 더욱 강력한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밝혀왔다"며 "북한은 스스로를 고립과 몰락으로 이끄는 무모한 선택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타국을 적대하는 정책을 버리고 핵무기를 검증 가능하게, 그리고 불가역적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며 "국제사회도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때까지 강도 높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모든 나라들이 안보리 결의를 철저하게 이행하고, 북한이 추가도발하면 상응하는 새로운 조치를 모색해야 한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우리의 모든 노력은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나치게 긴장을 격화시키거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로 평화가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북핵문제를 둘러싼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는다.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이나 인위적인 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이제라도 역사의 바른 편에 서는 결단을 내린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엔헌장이 말하고 있는 안보 공동체의 기본정신이 한반도와 동북아에서도 구현되어야 한다"며 "동북아 안보의 기본 축과 다자주의가 지혜롭게 결합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통령은 "다자주의 대화를 통해 세계 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유엔정신이 가장 절박하게 요청되는 곳이 바로 한반도"라며 "한반도에서 유엔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도발과 제재가 갈수록 높아지는 악순환을 멈출 근본적인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야말로 오늘날 유엔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유엔의 중재를 재촉구했다.
평창 동계올림픽도 중요한 주제였다. 대통령은 "냉전과 미래, 대립과 협력이 공존하고 있는 동북아에서 내년부터 열리게 되는 이 릴레이 올림픽이 동북아의 평화와 경제협력을 증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열망한다"며 "대한민국은 이를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역설했다.
대통령은 "고작 100Km를 달리면 한반도 분단과 대결의 상징인 휴전선과 만나는 도시 평창에 평화와 스포츠를 사랑하는 세계인들이 모인다"며 "그 속에서 개회식장에 입장하는 북한 선수단, 뜨겁게 환영하는 남북 공동응원단.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적극 환영하며, IOC와 함께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며 "민주주의의 위기 앞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들었던 촛불처럼 평화의 위기 앞에서 평창이 평화의 빛을 밝히는 촛불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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