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실적 부진에 따른 고육책으로 수장을 교체했다. 안세홍 전 이니스프리 대표이사 부사장이 아모레퍼시픽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임명됐으며 지난 2013년부터 아모레퍼시픽을 이끌어온 심상배 사장은 회사를 떠났다.
10일 아모레퍼시픽은 불확실한 경영과 급변하는 시장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연말연초에 진행하던 정기 임원인사를 2~3달가량 앞당겨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내년도 사업 전략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안 신임 사장은 부산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해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지난 1986년 12월 아모레퍼시픽그룹에 입사해 아모레퍼시픽 시판사업부 상무를 거쳐 2011년 이니스프리 대표이사 전무, 2014년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장기화된 실적 부진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조기 임원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2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으며 상반기 영업이익은 28% 줄었다. 주력계열사의 부진으로 그룹 역시 상반기 영업이익이 30.2% 감소했다.
문제는 아모레퍼시픽의 하반기 실적 전망도 암울하다는 점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가 예상한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30.58% 떨어진 1천163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7.19% 감소한 1조3천억원, 당기순이익은 14.82% 줄어든 99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회복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면세 화장품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국내 화장품 타 부문도 마이너스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 현지 판매 역시 완연한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각 브랜드와 채널 노후화에 따른 매출 부진을 단기에 해결하기 힘들어 올 하반기는 물론 2018년까지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안세홍 신임 대표, 이니스프리 고속성장 재현할까
이 같은 우려에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의 고속성장을 이끈 안 신임 사장을 수장으로 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니스프리는 안 신임 사장이 대표로 재임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연 평균 매출 성장률 34%, 영업이익률도 21%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의 매출 성장률이 23%, 영업이익률이 16%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성장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니스프리는 최근 중국 관광객 급감으로 성장세가 주춤하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보면 다른 브랜드보다 실적이 좋았다"며 "안 신임 사장은 앞으로 ▲혁신 상품 개발 ▲마케팅 역량 강화 ▲이커머스 등 신채널 대응 ▲미국 및 신흥시장 진출 등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모레퍼시픽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글로벌 화장품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제시카 한슨을 미국 법인장으로 영입했다. 한슨 법인장은 로레알파리 및 세포라 등에서 마케팅 및 브랜드 총괄 업무를 담당했으며 로레알(미국 시애틀)에서는 클라리소닉 옴니채널 총괄 및 고객 전략을 맡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중국에 편중된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미국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뉴욕에 이니스프리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점했으며 추가 매장 오픈도 계획 중이다. 라네즈는 지난 6월부터 미국 세포라 온·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해 지난달 기준으로 총 144개 공식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을 통해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Asian Beauty Creator)'로서 글로벌 뷰티 시장을 이끄는 '원대한 기업(Great Company)'이라는 그룹 비전의 달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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