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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배운 IBM AI 왓슨, 무얼 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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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안나 왓슨사업부 팀장 "언어영역 강점, 콜센터·HR 활용 기대"

[아이뉴스24 김국배기자] "IBM은 입사지원서로 지원자를 판별하는데 인공지능(AI)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인재상과 관련된 몇 개의 문서를 학습시키고, 입사지원서가 들어오면 '이 사람은 당신이 원하는 직군에 70% 정도 적합할 것 같다'고 분류해주는거죠."

글로벌 대기업부터 국내 스타트업까지 AI를 외치고 있다. 어찌보면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가장 많이 알려진 AI 플랫폼 중 하나인 왓슨은 무엇이 다를까.

최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만난 최안나 한국IBM 왓슨사업부 기술영업팀장은 "IBM은 AI에서 인지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왔다"며 "사람이 어떤 영역의 전문가가 되려면 말과 글을 아는 것이 기본이듯 왓슨이 제일 잘하는 부분도 언어"라고 강조했다.

IBM은 왓슨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를 제공한다. AI를 작은 기술요소로 분해해 기업이 쉽게 도입해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근엔 한국어를 지원하는 8개 API를 공개했다.

입사지원서를 가려내는 데 쓴 왓슨 API인 자연어 분류(NLC)는 그런 언어 영역 능력을 보여주는 서비스다. NLC는 사전에 학습된 분류 기준에 따라 문장이 내포한 의도를 가려낸다. 소프트뱅크도 올해 입사지원서를 보는데 NLC를 사용하기로 했다.

HR영역뿐만 아니라 콜센터에도 쓸 수 있다. 상담 내용을 텍스트로 파악해 상담코드를 분류하는 것은 물론 성공적으로 상담이 끝났는지, 잘못된 상담이어서 상담사가 전화를 걸어 사과를 해야 하는지 등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최 팀장은 "상담사는 상담이 끝난 후 어떤 상담이었는지 적게 돼 있는데 워낙 바쁘다보니 '기타'로 많이 적고 있다"며 "상담센터에서 오간 대화를 NLC 서비스에 밀어넣으면 상담코드를 자동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콜센터 담당자는 상담사의 상담이력을 샘플링을 통해 일일이 읽어보고 '이렇게 전화하면 안돼'라는 식으로 코칭하고 있는데, NLC는 고객 불만으로 끝난 통화 등을 분리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API인 대화(Conversation), 자연어 이해(NLU) 서비스도 왓슨이 잘하는 언어 영역 서비스다. 가장 먼저 한국어가 지원된 대화 서비스는 현재 국내에서 제일 많이 쓰이는 API다. 금융업계 최초로 현대카드 챗봇 서비스인 '버디'에 적용됐다.

요구가 많은 대화 서비스의 경우 쉽고 빠르게 챗봇을 개발할 수 있도록 아예 반제품 형태의 '왓슨 버추얼 에이전트'를 내놓은 상태다.

두 개 이상의 API를 한꺼번에 적용할 수도 있다. 가령 보험사 콜센터가 이메일로 고객 불만이나 요청을 접수한다고 치자. '주소'라는 키워드를 놓고 봤을 때 '내 계약에서 주소를 추가·삭제·수정해달라'는 세 가지 요청이 있을 수 있다.

NLU·NLC API를 쓰면 매번 담당자가 고객 이메일을 읽지 않아도 자동으로 분류돼 꽂히며 결과는 대시보드를 통해 볼 수 있다.

또 지번이든 도로명이든 고객이 주소를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더라도 알아서 필요한 항목을 뽑아 채우기 때문에 담당자는 일일이 입력할 필요없이 확인만 하면 된다.

최 팀장은 "이메일이 아무리 길더라도 내용을 읽어서 '내 계약에 주소를 추가해달라는 요청'을 NLC가 분류해낸다"며 "NLU는 이메일에서 빠진 주소 항목을 찾고, 고객에게 자동으로 답장을 써서 필요한 값을 채우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성향 분석(PI) 서비스는 SNS, 이메일 등의 텍스트를 분석해 개인 성향을 파악해준다. 글로 그 사람이 하거나 하지 않을 것 같은 일을 가늠해본다. 라이브 공연을 좋아할 것 같다거나 라틴음악은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는 식이다.

게시판 등에 남긴 불만 글, 이메일 등이 있다면 매장에 오지 않는 고객을 이해하고, 성격·성향에 따라 응대를 달리 하는데 쓰일 수 있다. 1천자 이상의 글이어야 신뢰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온다.

그는 "얼굴을 보면 상대방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지만, 점점 얼굴을 보지 않는 세상에선 꼭 필요한 기술요소가 아닐까 싶다"며 "글을 넣어서 (성향을) 본다는 것은 언어적으로 새로운 시도"라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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