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국내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이 15주 연속 오르고 있다. 2010년과 2011년 휘발유 판매가격이 26주 연속 상승한 이후 주간 기준으로 최장 기간 상승 중이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11월 2주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4.1원 상승한 리터당 1512.1원을 기록했다. 경유 판매가격 역시 전주 대비 4.5원 오른 리터당 1304.1원으로 16주 연속 상승세다. 지난 8월 첫째주 이후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439.4원에서 1512.1원까지 올랐다. 연간 최저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일 11월 둘째주 휘발유 판매가격이 발표된 이후에도 오름세는 그치지 않고 있다. 어느새 연간 최고점도 넘어섰다. 이날 현재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517.79원으로 지난 2월 8일 달성했던 기존 연간 최고점인 리터당 1517.31원을 웃돈다.
휘발유 판매가격의 지속적 상승세는 국제유가, 특히 두바이유 가격의 상승세가 크게 작용했다. 국내 수입량이 많은 두바이유는 그만큼 국내 석유제품 판매가격에도 큰 영향을 준다. 지난 8월 1일 배럴당 51.22달러를 기록했던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6일 2년 6개월만에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했다. 11월 2주 두바이유 평균가격은 배럴당 61.6달러로 전주 대비 배럴당 2.9달러 상승했다.
여기에 국내 석유제품 판매가격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석유제품 가격도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7월 배럴당 50달러 후반~60달러 초반을 오가던 싱가포르 현물시장 휘발유 가격은 9월 들어 배럴당 60달러 후반에 다다르더니 11월 배럴당 70달러를 넘겼다. 이에 정유소 공급가도(세금 포함) 리터당 1300원 중반대에서 1400원대까지 오르며 주유소 판매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지속적인 국제유가 상승 요인으로는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이 꼽힌다.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데다, 사우디 내부 권력 다툼도 치열하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오는 12월 원유 수출량을 11월 대비 하루 12만배럴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도 원유 감산 합의 연장에 동참할 의사를 밝히면서 추가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이 같은 가격 상승 추세에 국내 정유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유가 체제에서는 정유사가 유리할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 정유사들은 지나친 고유가는 오히려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는 입장이다. 원유값이 오르면 석유제품 가격도 올라가게 되는데, 지나치게 상승하면 수요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대략 50달러 선의 유가가 정유사 입장에서는 가장 적절한 수준"이라며 "지나치게 오르면 정제마진이 줄어 결과적으로 수익이 악화된다"고 말했다. 정제마진이란 석유제품에서 원유 등의 가격을 뺀 수치다.
정유사들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수준이던 3분기 일제히 호실적을 거뒀다. 7월 이후 국제유가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재고평가이익을 얻은 데다가,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2분기와 비교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텍사스주를 덮치면서, 이 지역 상당수 정유시설이 가동 중단되는 바람에 일시적으로 공급이 줄어든 것이 정제마진 증가에 영향을 줬다. 실제로 국내 정유 4사 모두 정유부문의 실적 개선이 3분기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그러나 미국의 정유시설들이 속속 가동을 재개하고 있고, 국제유가 오름세가 계속되면서 정유사들은 정제마진 감소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고유가보다 저유가 때가 정유사들의 수익이 더 좋다"며 "유가가 오르고 석유제품 판매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정유사들이 호황을 누린다는 것은 오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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