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조선업 전반에 인력 감축의 파도가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중소 조선사들은 그 강도가 더욱 거세 생사의 기로에 놓여있다.
26일 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과 비교해 조선 3사의 3분기 직원 수는 정규직 기준으로 4만51명에서 3천31명 줄어든 3만7천20명으로 집계됐다. 1년 만에 7.5% 정도에 달하는 인원이 줄어든 셈이다. 2014년 말 4만8천625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만여명이 넘게 줄었다.
중소 조선소들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대선조선 등은 2015년 이래로 큰 폭으로 인력이 줄었다.
지난 2015년 2502명의 직원을 거느렸던 STX조선해양은 이듬해 1476명, 올해 6월 기준 1428명으로 43%에 달하는 인력이 감소했다. 성동조선해양도 2015년 1977명에서 이듬해 1470명, 올해 6월 1447명으로 3년 사이 500명이 넘는 인력(27%)이 빠졌다. 대선조선 역시 2015년 375명에서 올해 6월 328명으로 인원이 줄었다(13%). 비율로 따지면 대형 조선사들보다 인력 감소 폭이 크다. 이들 조선사들은 수년째 구조조정을 이어 오고 있다.
그나마 현재 근무 인력은 이보다 더 적다. 무급 순환휴직을 실시 중이라 장부상에 기록된 인원들이 다 근무하지 않는 탓이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부터 사무직을 시작으로 올해 4월 현장직도 순환휴직을 시작했고, 7월에 순환휴직 대상이 더욱 확대됐다. 성동조선해양은 지난 2월부터 생산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순환휴직에 들어갔고, 지난 8월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대·중소 조선소들을 가리지 않고 직원 감축 행렬이 이어지다 보니 전체 조선소 근무 인원 수도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 2014년 20만4천6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중·대형 조선소 인원(협력사 포함)은 올해 6월 기준으로 13만8천40명까지 줄었다. 지난해 말 대비 2만7천687명(16.7%) 감소한 수치다. 대형 조선사들과 함께 중형 조선사들도 이 같은 인원 감소폭 증가를 부추겼다.
향후에도 중소 조선사들의 인원 감소는 계속된다. 최근 산업은행으로부터 RG(선수금환급보증)를 지급받기로 한 STX조선해양은 그 대가로 고정비 30%에 준하는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 실제로 STX조선해양은 오는 27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희망퇴직 신청자 수가 충분치 않을 경우 장기 무급 휴직을 병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성동조선해양 역시 최근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에서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분석된 만큼, 존속을 위해서는 대대적인 추가 비용 절감이 불가피한 형편이다.
조선업계에서는 구조조정이 어쩔 수 없이 필요하지만, 지나친 구조조정은 장기적으로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주가 보다 활성화돼 일감이 늘어나더라도, 배를 건조할 인원 자체가 부족한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숙련공이 많이 필요한 조선업계 특성상 단시간 내에 많은 인원을 충원하기는 어렵다"며 "숙련공들이 떠난 자리를 비정규직 등이 채우게 되면 건조일정이 늦춰지는 등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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