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도민선기자] 이동통신 시장 경쟁이 쓰던번호 그대로 사업자를 바꾸던 번호이동에서 말 그대로 단말기만 바꾸는 기기변경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지원금 가입자 차별을 금지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이후 기변수요가 커진 것. 다만 번호이동과 달리 기기변경의 경우 스팟성 지원금 지급 단속 등 관리감독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통신사업자로서는 지원금 경쟁 등 부담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단통법 이후 지난 2015년 3월을 제외하고는 기기변경 가입자가 번호이동 가입자를 크게 웃돌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월 50만~60만 사이지만, 기기변경의 경우 70만에서 많게는 110만명(2015년 10월)을 기록하기도 했다.
신규가입·기기변경·번호이동을 구분해 집계한 것은 지난 2014년 10월부터다. 그 이전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단통법 시행 이후 기기변경이 번호이동을 앞서는 추세가 뚜렷해졌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멤버십과 가족결합 등이 확대된 것도 과거 단말기 교체를 위해 번호이동을 선택하던 것에서 기기변경으로 이동하는 원인이 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기기변경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에 맞춰 급증하는 추세다. 기기변경이 90만건을 넘었던 것은 ▲2015년 7·8·10·11월 ▲2016년 8·10·11월 ▲2017년 9월로 나타났다. 이 기간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대표 모델인 갤럭시노트5 (2015년 8월21일), 갤럭시노트7 (2016년 8월19일), 갤럭시노트8 (9월15일) 출시일과 겹친다.
◆기변이 '대세' …가입자 차별 줄었나
이통사 가입자 유치 경쟁이 번호이동에 집중되면서 논란이 됐던 지원금 차별 문제 등도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단통법 취지대로 가입자 차별 등 문제도 크게 해소됐다는 게 정부 측 평가다.
그러나 번호이동 보다 기기변경 비중이 커지면서 이통사 지원금 경쟁도 기기변경에 집중되고 있다. 기변 시장의 스팟성 불법 지원금 문제도 고개를 들고 있다.
가령 온라인 폐쇄망의 경우 번호이동이 기기변경 보다 20만~30만원 더 싼 게 일반적이나 최근엔 재고정리 또는 경쟁상황 변동시 둘의 차이가 거의 없어지고 있는 것. 그만큼 기변 시장에도 불법 지원금 경쟁이 심심찮다는 뜻이다.
이는 정부 관리감독이 집중된 번호이동과 달리 기변 시장의 경우 정확한 지원금 규모 등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번호이동의 경우 한국통신사업자협회(KTOA)에서 매일 집계를 내고, 이를 바탕으로 방송통신위원회가 구두경고와 벌점제도 등을 통해 시장과열을 단속하고 있다. 방통위는 하루 기준 번호이동이 2만4천건을 넘으면 시장과열로 판단한다. 반면 기변에는 이 같은 규정이 없다.
이와 관련 방통위 관계자는 "단통법 취지상 지원금 지급은 번호이동과 기기변경 가입자가 차별되지 않아야 한다 점"이라며, 이어 "번호이동과 기기변경에 차별을 두진 않는다"고 했다.
이통사로서는 가입자 유치 효과가 없는 기변경쟁이 가열되면서 기존 가입자 유지 비용 등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구조상 기기변경에 번호이동 보다 큰 지웜금을 지급하기 어렵지만, 상황반 운영 등으로 이통 시장에 규제 압박이 심해지면 이통사들이 번호이동과 기기변경의 실구매가가 비슷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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