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빅데이터 시대 암호화된 개인정보 활용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암호화된 정보 자체를 분석,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내 연구팀이 개발한 동형암호 기술은 마이크로소프트(MS)연구소 등을 제치고 경연대회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는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천정희 교수 연구팀이 지난 10월 미국에서 열린 게놈 데이터 보호 경연대회의 최종 우승팀으로 선정됐다고 20일 발표했다.
천정희 교수 연구팀은 경연대회 3개 주제 중 하나인 동형암호를 이용한 기계학습 주제에서 MS 연구소, 스위스 EPFL 공대, 벨기에 루뱅대학 등 세계 유수 동형암호 연구팀들과 경쟁해 월등한 계산속도와 정확도를 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동형(同形)암호란 평문과 암호문에서 같은 성질이 유지된다는 의미로 평문에 대한 연산 결과와 암호문에 대한 연산 결과가 같은 값을 갖는다. 이 같은 특징을 이용하면 암호화된 개인정보를 풀지 않고도 통계분석이 가능하다.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어 미래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70년대 처음 이론연구가 시작된 이후 2009년에 이르러서야 IBM 연구원인 젠트리(Gentry)에 의해 동형암호의 기술적 가능성이 증명됐다. 2011년 미국 MIT대학의 기술보고서에서 10대 유망기술로 선정된 바 있다. 이후 여러 동형암호 후속연구들이 소개되었지만, 그동안 실제 응용 및 적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천정희 교수 연구팀은 과기정통부 연구개발 지원으로 동형암호 기술을 개발, 이번 경연대회에서 기계학습과 같은 실제 응용 분야에서 획기적인 속도로 암호화 연산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받은 셈이다.
다만, 평문 연산에 비해 속도가 수십 배 느리고 저장 공간을 수백 배 이상 차지해 꾸준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양환정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천정희 교수 연구팀의 동형암호 기술이 개인정보의 안전한 활용을 위한 기술적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앞으로 동형암호에 대한 기술개발과 실증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 기술경쟁력도 높이고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기반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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