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민경기자] 화웨이가 오는 'CES 2018'을 무대로 미국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본격 선언한다.
이전까지 화웨이는 미국에서 아마존을 비롯한 온라인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공기계를 판매했다. 내년부터는 현지 이동통신사와 계약을 맺고 물량 공세를 시작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미국 스마트폰시장 4위권에 안착해 3위인 LG전자의 자리를 넘보는 중국 업체 중싱통신(ZTE)을 곧 따라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ZTE는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1.5%로 LG전자(17.6%)에 이어 4위에 랭킹돼 있다. 4대 통신사인 버라이즌, 티모바일, AT&T, 스프린트 중 버라이즌을 제외한 나머지 통신사에서 모두 1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한다.
스프린트에서는 ZTE의 판매 점유율이 15.8%로, LG전자(15.5%)를 넘어섰다. 특히 선불 스마트폰 시장에는 삼성전자(18.5%)와 애플(15.5%), LG전자(16.6%)를 누르고 18.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ZTE 초기 전략은 '통신사 전용 폰'
ZTE는 2010년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만 7년이 됐다. 제프 필드핵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ZTE의 미국 시장 진입 전략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ZTE는 처음에 화이트 레이블(white label) 정책을 펼치며 이동통신사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했다"고 전했다.
독자 브랜드 없이 이동통신사 로고만 붙여서 스마트폰을 팔았다는 얘기다. 이는 화웨이가 한국 시장에서 구사해온 전략과 유사하다.
앞서 화웨이는 SK텔레콤을 통해 넥서스6P를, KT로는 비와이폰·비와이폰2를, LG유플러스를 통해서는 X3와 Y6, H폰, P9·P9플러스 등을 전용 스마트폰으로 출시한 바 있다. 제조사보다는 이통사가 돋보이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면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천천히 늘리는 전략이었다.
ZTE는 미국에서 출하량이 어느 정도 증가하자 독자 브랜드 제품을 출시하며 전략을 선회했다. 이를 통해 ZTE는 선불형 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다는 게 필드핵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미국 이동통신사, 화웨이로 삼성·애플 견제
미국 이동통신사는 화웨이의 도전으로 견제구를 얻는다. 중국의 '거대 공룡'을 시장에 들여오면서 날로 커져만 가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시장 영향력을 견제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필드핵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 3위 업체 화웨이는 연구개발(R&D) 및 물류 등에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통사들의 요구사항들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게다가 화웨이는 5G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특허권을 확보하고 있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재정 여력이 있는 업체로 꼽힌다.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력도 확고한 편이다.
이번에는 대화면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10' 시리즈로 미국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제품에는 AT&T를 포함한 일부 이통사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월 열리는 CES 2018의 주력 전시품 또한 메이트10과 메이트10프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필드핵 애널리스트는 "메이트 시리즈는 미국 내에서 마케팅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라이카(Leica) 카메라 모듈 탑재가 중요한 판매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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