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17일 검찰에 출석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대기업 총수 중 처음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조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검찰청사에서 취재진에 "집안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김양수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25분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를 비롯해 전반적인 경영비리 의혹에 대해 추궁했다. 검찰은 조 회장의 진술 내용을 검토한 뒤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측근인 홍모씨의 유령회사를 효성그룹 건설사업 유통과정에 끼워넣어 이른바 통행세 100여억원의 이익을 안겨주고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울러 효성을 통해 자신이 지분을 가진 부실 계열사 갤럭시아포토닉스에 수백억원을 부당지원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한 검찰은 300억원 규모의 아트펀드를 통해 미술품을 비싸게 사들여 자금을 횡령하고 부실의 연대보증을 효성에 떠넘겼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경영비리 의혹은 지난 2014년 조석래 전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이 친형 조 회장과 그룹 임원들을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이른바 효성가 '형제의 난'이다. 검찰은 조 회장의 소환조사를 끝으로 '형제의 난' 사건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17년 11월 17일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서울 마포구 효성그룹 본사와 관계사 4곳, 관련자 주거지 4곳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나섰다. 이후 약 10여건의 고발 사건을 병합해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조 회장에 대한 직접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 압수물과 관련자 진술 등을 확보하며 조 회장을 압박했다.
효성그룹 측은 "오래된 사안으로 조현문 변호사가 고소고발한 건"이라며 "수백억원대의 비자금 조성 등의 의혹이 있다고 하였으나 억측에 불과하다.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여 그룹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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