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정치권 뇌물공여 혐의와 재승인 리스크 속에서 승진한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가 '최고경영자(CEO) 무덤'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완신 대표는 작년 3월 취임 후 10개월 간 조직 안정화, 수익성 제고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최근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전임 대표들이 모두 경영비리로 유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이완신 대표가 수익성과 재승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안전하게 임기를 마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익성은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듯 보인다. 작년 3분기까지 롯데홈쇼핑의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830억원으로, 2016년 전체 영업이익(780억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추세라면 작년 영업이익은 1천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KB증권은 롯데홈쇼핑이 지난해 1천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GS홈쇼핑의 개별기준 누적영업이익(1천55억원)은 26.36%, CJ오쇼핑(1천156억원)은 20.79%, 현대홈쇼핑(1천145억원)은 16.2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비록 영업이익은 대형홈쇼핑 4사 중 꼴찌지만, 성장세는 최고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롯데백화점 마케팅 전문가였던 이완신 대표의 혁신이 롯데홈쇼핑의 고성장세를 견인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완신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콘텐츠개발부문을 신설해 단독 상품 개발에 집중해왔다. 특히 자체브랜드(PB) 및 신상품 개발을 통한 상품 경쟁력 확보에 집중한 결과, 롯데홈쇼핑 최초 패션 PB브랜드 'LBL(Life Better Life)'을 1천억원 브랜드로 재탄생시켰다. 작년 F/W 상품 론칭 방송에서 2시간 동안 50억원이 판매된 LBL은 한해동안 누적 주문 금액이 1천억원에 달한다.
남은 과제는 재승인 통과다. 5월 26일 사업권이 만료되는 롯데홈쇼핑은 작년 말부터 재승인 관련 작업에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이미 1차 서류를 접수했으며 이달 말에는 2차 서류를 접수할 예정이다. 지난 2015년 중소업체 납품 비리 의혹 등으로 3년 조건부 재승인을 받은 롯데홈쇼핑은 이 대표 취임 후 윤리경영에 힘써왔다.
더욱이 올해는 홈쇼핑 재승인 심사기준이 강화돼 업계 긴장감도 한층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공정거래 및 중소기업 활성화에 대한 기여도'를 상위 심사사항으로 정하고 점수를 공표하기로 했다. 또 이를 과락 적용 항목으로 정해 50% 미만 점수는 받는 기업은 재승인을 거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롯데홈쇼핑은 '롯데그룹의 사회공헌실'로 일컬어질 정도로 사회공헌에 주력해왔다"며 "재승인을 앞두고 롯데홈쇼핑 대표 자리를 욕심내는 사람도 없었겠지만 그룹에서 굳이 이완신 대표를 승진시켜 힘을 실어준 것은 그간의 활동이 재승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롯데홈쇼핑, 전임 대표 리스크 반영 여부 '촉각'
문제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비리 혐의가 이번 재승인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느냐다. 롯데홈쇼핑은 강현구 전 대표 재임 시절인 2015년 7월 재승인 지원 대가로 전병헌 전 수석이 회장으로 있던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원을 후원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일로 강현구 전 대표는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이미 강현구 전 대표는 2015년 3월 거짓 사업계획서와 허위 심사위원 명단을 제출해 재승인 심사를 통과하고 6억8천여만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1심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여기에 신헌 전 대표까지 홈쇼핑 납품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로 유죄가 확정되면서 이완신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업계에서는 이완신 대표의 노력과는 별개로 2015년 재승인 비리 이슈가 다시 불거지면서 롯데홈쇼핑 재승인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재승인이 수능처럼 계량화돼 있는 점수로 나오는 게 아니라 안심할 수 없다. 그저 지금처럼 열심히 준비할 뿐"이라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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