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비정유 부문 사업에서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하면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다소 주춤한 정유사업 대신 화학과 윤활유 등 비정유 부문에서 견고한 수익구조를 구축하면서 업계에서는 사실상 에너지·화학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31일 오후 2017년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화학사업과 윤활유 등의 비정유 사업의 선전으로 연결기준 매출 46조 8천265억원, 영업이익 3조 2천343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사 영업이익 기준으로 역대 최대였던 2016년 실적을 소폭 넘어서면서 최대 실적기록을 경신했다.
◆정유부문 '부진', 비정유부문에선 '최대 실적'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정유부문 실적은 다소 부진했다. 정유사업은 지난해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4조9천670억원(17.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전년 대비 8.2% 감소한 1조5천21억원을 기록했다.
미국의 정제업체가 허리케인 영향에서 벗어나 가동률을 높이면서 공급이 증가했고 정제마진은 약보합세를 그리면서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유가상승에도 정제마진 약보합세로 영업이익이 하락했다"며 "견조한 수요기반으로 양호한 정제마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비정유부문에서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사업에서만 영업이익 2조705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비정유 부분의 영업이익 2조원을 넘어섰다.
회사 측은 비정유부문의 성과에 대해 '딥 체인지(Deep Change)'추진에 따른 사업구조와 수익구조 혁신의 결과로 평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 등 비정유부문의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외부 환경변화에도 견고한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사업구조 혁신을 이뤘다.
특히 화학사업은 매출액 9조3천392억원, 영업이익 1조3천772억원을 기록,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14년부터 파라자일렌 중심 고부가 화학설비로 탈바꿈한 SK인천석유화학은 4천14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의 화학사업은 영업이익 1조를 돌파, 비정유 성장을 주도했다.
아울러 윤활유 사업은 지난 2011년 5천96억원 이후 역대 두번째인 5천4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을 견인했다. 석유개발사업이 2천억원에 근접하는 영업이익을 시현하며 힘을 더했다.
◆올해도 화학·배터리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 이어간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신성장 사업으로 화학과 배터리 부문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배터리사업 부문에서 현재 서산 배터리 2공장에 4개 생산설비를 비롯해 헝가리 생산공장 신설,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 2개 생산설비 증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화학사업에선 지난해 에틸렌 아크릴산 사업과 폴리염화비닐리덴 사업을 인수한 데 이어 추가 M&A를 통해 고부가 화학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신규 설비가동에 따른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견조한 수요 지속으로 올레핀과 아로마틱 등 주요제품 스프레드는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윤활유사업은 유가 향후 판매량 증대, 글로벌 최적운영 활동 강화 등을 통해 손익 극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증설을 결정한 리튬이온 분리막 생산설비 10, 11호기가 올해 1분기께 가동을 시작하면 기존 대비 50% 증가한 연 3.6억㎡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튬이온 분리막이란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로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향후 추가 증설을 통해 2020년까지 연 5억㎡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해 글로벌 마켓 리더십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준 사장은 "작년은 딥체인지의 실행을 통해 비정유 부문에서 탁월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며 "올해는 기존 관행을 탈피해 새 시장을 창출할 '블루오션 시프트' 관점에서 딥체인지를 강하게 추진, 4조원대 영업이익에 도전하는 발판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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