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게임에 대한 강제적 셧다운제 막판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 2011년. 게임협회와 문화계를 중심으로 반대 성명을 내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우린 청소년 게임물을 서비스하지 않는다'며 남일 보듯 바라보는 업체도 있었다.
셧다운제 시행 이후 법망을 피하기 위해 청소년 등급 온라인 게임을 내지 않으려는 회사들이 늘어났고, 셧다운제를 먼 산 보듯 했던 업체는 공교롭게도 게임 사업을 접었다. 셧다운제 때문에 망했다고 보는 건 비약이겠지만 그렇다고 아예 영향이 없었다고 하기도 어렵다. 결국 지금에 와 돌이켜보면 셧다운제에 대한 무관심이 야기한 일종의 '나비 효과'라 할 수도 있겠다.
구태여 7년 전 경험을 꺼내 든 것은 셧다운제 이상의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는 5월께 게임 중독을 정신병으로 분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동안 실체가 불분명했던 게임 중독을 공식 인정하겠다는 것인데, 현실화될 경우 게임을 장시간 즐겨온 이용자에게 '정신병자' 낙인이 찍힐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국게임협회인 ESA는 WHO 발표가 나온 지 일주일 만에 반대 성명을 내는 등 해외 게임 관련 협단체들도 이에 반발하는 모습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역시 ESA를 비롯한 해외 여러 협단체와 공조 의사를 타진하고 있으며 조만간 반대 성명을 낼 계획이다.
이처럼 상황이 숨 가쁘게 돌아가는 가운데 게임인이라면 꼭 셧다운제가 시행될 당시를 복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와는 크게 상관없는 일이라며 '강 건너 불구경' 하다가는 그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져 되돌아올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게임 과몰입=정신병'이라는 공식이 완성되면 누가 게임을 자랑스런 문화 산업이라 앞장서 말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