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유명 콘솔 및 PC 타이틀을 모바일로 옮겨놓은 게임을 보면 보통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원작의 게임성은 온데간데없고 양산형 전략 장르나 어설픈 액션 게임으로 변모한 경우가 대부분이라서다.
이용자의 주머니를 털기 위해 억지 과금을 유도하는 조악한 꼴을 보며 게임팬들은 '나의 원작은 이렇지 않아'를 외치며 앱을 지우곤 한다.
그런 면에서 '파이널판타지15 포켓 에디션'은 신선한 게임이었다. 스퀘어에닉스가 개발한 이 게임은 유명 시리즈 '파이널판타지'의 최신작 '파이널판타지15'를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이다.
원작의 캐릭터만 어설프게 따온 엇박자 게임이 아닌, 원작의 게임성을 모바일에 맞게 고스란히 축약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파이널판타지15를 대표하는 캐릭터들도 4등신의 귀여운 형태로 바뀌었을 뿐 매력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편이었다.
파이널판타지15 포켓 에디션은 앞서 콘솔 버전에서 선보인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간다. 이용자는 루시스 왕국의 왕자 '녹티스'가 되어 든든한 3인의 친구들과 함께 왕국을 멸망시키려는 제국에 맞서 모험을 떠나게 된다.
이 게임은 흔히 접해온 자동전투 위주의 양산형 게임들과는 궤를 달리한다. 모든 과정은 손으로 일일히 터치해 진행하며 세이브&로드를 통해 게임을 전개하게 된다. 모바일 게임이라기보다 콘솔 게임의 문법을 따른 셈이다. 게임의 시점 역시 쿼터뷰나 탑뷰처럼 고정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달리 나오기 때문에 이야기를 전개하며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시종일관 유쾌하게 떠들어대는 동료들의 대사에 녹아든 유머 코드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몬스터와 조우 시 전투가 벌어지는데, 별도의 화면 전환 없이 그대로 실시간 전투가 진행된다는 점도 신선했다. 이용자는 녹티스를 중심으로 이리저리 타깃을 전환해가며 몬스터와 싸울 수 있다. 전투는 단순하지만 타이밍을 요하는 방식이다. 실시간으로 팝업되는 동료의 특수기나 녹티스의 회피기를 터치해주면 한결 빠르고 피해 없이 전투를 매듭지을 수 있다.
파이널판타지15 포켓 에디션의 과금은 스토리를 사는 방식이다. 1챕터까지는 무료로 제공되고 2챕터부터는 과금을 해야 해금되는 식이다. 강력한 아이템을 얻기 위해 확률형 아이템 위주로 구성된 타 게임 상품만 접하다 이런 방식을 보니 색달랐다. 1챕터 말미에서 게이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큰 '떡밥'이 투척되는데, 이 떡밥을 덥석 물고 싶으면 지갑을 열면 된다. 다음화를 유료로 미리 보는 웹툰과 웹소설이 떠오른 대목이기도 했다.
파이널판타지15 포켓 에디션은 이처럼 여러모로 신선한 구석이 많은 물건이었다. 국내 흥행 게임의 공식과는 사뭇 거리가 멀지만 그래서 독특하고 인상적이었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의 팬이나 유명 원작 기반의 모바일 게임에 실망했던 엄지족이라면 이 게임을 통해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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