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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안전 보관"…국산 하드웨어 지갑 '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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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보관·장기적 투자 목적 등으로 국내외 수요 늘자 지갑 양산

[아이뉴스24 성지은 기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상화폐)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하드웨어 지갑'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기업들도 이의 양산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최근 해킹으로 암호화폐 탈취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안전한 보관수단으로 하드웨어 지갑이 주목받고 있는 것. 국내 기업들은 이 같은 수요 확대를 겨냥, 직접 하드웨어 지갑 양산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하드웨어 지갑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하드웨어 지갑을 개발하는 대다수 기업은 올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드웨어 지갑 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지갑은 암호화폐를 보관하고 거래하는 일종의 계좌로 형태에 따라 웹지갑, 하드웨어 지갑 등으로 구분된다. 하드웨어 지갑은 이동식저장장치(USB) 등 물리적인 전자장치를 이용해 PC나 스마트폰에 연결하고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형태다.

하드웨어 지갑 또한 감염된 PC와 연결될 경우 100% 안전하지는 않지만, 인터넷에 연결된 웹지갑보다 해킹 등 보안위협에서 안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산 하드웨어 지갑 '속속' 출시

블록체인 기업 현대페이는 이미 하드웨어 지갑 'KASSE HK-1000'을 내놓고 온라인주문 등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KASSE는 소형 안전 금고 또는 은행의 지불 창구를 뜻하는 독일어로, 보안성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현대페이에 따르면, 해당 하드웨어 지갑은 시큐어 메모리, 공개키(PKI) 등 보안기술을 적용해 제작됐다. 사용자 데이터는 핀(PIN)코드로 잠겨 격리된 환경에서 보호된다. 현재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대중화된 암호화폐 10종을 보관할 수 있고 향후 현대페이가 개발한 암호화폐 'Hdac'도 지원할 예정이다.

데이터베이스(DB) 암호화 등에 전문성을 지닌 보안기업 케이사인은 자회사 에스씨테크원과 함께 하드웨어 지갑 '터치엑스월렛'을 4월 중 출시할 예정이다. 초도 물량은 2만여대로, 이미 기업에서 1만여대를 주문했다. 나머지는 개인을 대상으로 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터치엑스월렛은 지문인증 기능과 금융보안칩(SE)을 내장한 스마트카드 형태로, 휴대가 간편한 게 특징. 카드의 LCD 창으로 암호화폐 보관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또 스마트폰 앱과 초저전력 블루투스(BLE) 통신을 통한 전자서명 기능을 제공한다. 하드웨어 지갑 출시 전까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10여종의 암호화폐를 지원할 계획이다.

데이터 암호화에 전문성을 지닌 보안기업 펜타시큐리티시스템(이하 펜타시큐리티)도 6월 중 하드웨어 지갑 '펜타 크립토월렛'을 출시할 계획이다. 제품은 디바이스(기기)와 카드 두 가지 형태다. 두 제품 모두 암호화폐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열쇠(개인 키) 생성부터 거래 승인까지 전 과정에 엔드 투 엔드(E2E) 보안을 구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사용 편의를 위해 블루투스·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지원하며,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자체 핀인증, 생체인증 등으로 보안성을 제고했다. 6월에 출시되는 제품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총 5종의 암호화폐 보관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후 추가 개발을 통해 60여종의 암호화폐 보관을 지원한단 계획이다.

이 외 보안기업 키페어가 하드웨어 지갑 출시를 준비 중이며, 다우키움그룹의 인증∙보안 핵심계열사 미래테크놀로지가 대만의 카드생산회사 스마트디스플레이어테크놀로지(SD)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카드형 하드웨어 지갑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하드웨어 지갑 인기 높아진 이유는?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하드웨어 지갑을 속속 출시하는 이유는 하드웨어 지갑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이은 해킹으로 거래소가 암호화폐를 탈취당하자, 거래자들이 개별적으로 안전한 암호화폐 보관수단을 찾아 나섰다. 이에 따라 하드웨어 지갑이 주목받는 것.

실제 국내서 하드웨어 지갑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일부 제품은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사용해서 유명해진 '레저 나노 S'는 국내서 구하기 힘들어 예약 대기를 걸어놔야 할 정도다.

이웃나라 일본도 마찬가지다. 아사히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는 하드웨어 지갑이 곳곳에서 품절됐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체크가 해킹사고로 580억엔(약 5천700억원) 상당의 암호화폐 '넴(NEM)'을 도난당한 게 소비심리에 불을 지폈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암호화폐를 보관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하드웨어 지갑의 인기가 늘고 있다.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21일 오후 5시 기준 비트코인은 1천330여만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지난해 12월 비트코인은 1코인당 3천만원에 근접할 정도로 치솟았다.

암호화폐 거래자들 사이에서는 존버(매도하지 않고 버티는 것)하면 과거처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가 섞여있다. 또 최근 신규 가상화폐공개(ICO)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기축통화격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활용돼 이를 보관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하드웨어 지갑을 제작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하드웨어 지갑을 살 수 있냐는 문의가 온다"며 "암호화, 키 관리 등에 전문성을 지닌 기업이라면 하드웨어 지갑을 만드는 게 기술적으로 크게 어렵지는 않지만, 여러가지 보안 기능을 하나에 구현하는 게 쉽지 않고 개인의 자산과 연결된 암호화폐를 보관하는 만큼 안정적인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성지은기자 buildcast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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