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이동통신(MNO) 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할인반환금 등 요금구조를 전면 개편하는 혁신안을 발표했다.
상반기 중 로밍요금제를 재설계하고, 분단위 초당요율 변경, 음성통화의 mVoIP 도입 등 개편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선택약정 25%로 변경시 위약금도 유예해주기로 했다. LG유플러스에 이어 두번째다.
SK텔레콤(대표 박정호)은 할인반환금 구조를 전면 개편하고, 선택약정할인 가입 고객이 약정기간 만료 전 재약정 시 부과받는 할인반환금을 잔여기간에 상관없이 유예하는 등 약정제도를 개편한다고 5일 발표했다.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사 중 처음으로 일정 기간 이상 선택약정을 유지한 고객이 해지 시 내는 할인반환금 부담을 줄였다. 그동안 약정 기간을 채우지 못한 고객이 약정 만료에 근접할수록 누적 할인액이 커지는 구조였다.
이번 개편으로 약정 기간 절반을 채운 시점부터는 할인반환금이 줄어들어 약정 만료 시점엔 0원에 수렴하도록 구조를 개선했다.
가령 'band데이터퍼펙트(월 6만5천890원)' 요금제로 24개월 선택약정을 한 고객이 악정 만료를 한 달을 앞두고 23개월 차에 해지를 하면 15만1천800원의 할인반환금이 발생했지만, 앞으로는 2만1천83원만 내면 된다.
선택약정 고객을 위한 혜택도 확대된다. 그동안 SK텔레콤 선택약정 고객이 기존 약정이 6개월 이상 남은 상태에서 재약정을 하면 할인반환금이 부과됐으나, 앞으로 잔여기간에 상관 없이 할인반환금이 유예된다. 이통3사 중 LG유플러스가 먼저 할인반환금 유예를 시작했고, SK텔레콤도 따라나서게 됐다.
예를 들어 'band데이터퍼펙트' 요금제로 24개월 선택약정을 한 고객이 잔여기간 중 분실·파손 등으로 12개월 후 재약정을 하면 15만8천400원의 할인반환금이 발생했지만, 앞으로 재약정을 하면 이런 할인반환금이 유예되는 것.
단, 재약정을 한 고객이 기존 약정 기간이 끝나기 전에 해지하면 기존 약정의 할인반환금과 재약정에 따른 할인반환금이 합산 청구된다.
이번 조치는 기기변경 없이 재약정만 할 경우에도 적용된다. 재약정 기간은 기존 약정의 잔여기간과 관계없이 12개월 또는 24개월 중 선택할 수 있다. 이제 기존 20% 요금할인에 가입 중인 SK텔레콤 고객 약 520만명은 할인반환금 부담없이 편리하게 25% 요금할인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
중고폰으로 신규 가입하는 고객이 요금이나 단말대금 납부에 사용 가능한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무약정 플랜'도 도입된다. 무약정 고객은 '무약정 플랜' 신청 시 추후 36개월간 납부하는 월 정액에 따라 포인트를 월 3천~9천점을 적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월 정액을 6만원 이상 내는 고객은 36개월간 총 32만4천점을 받을 수 있다.
적립된 포인트는 추후 약정을 하지 않아도 할부로 기기변경 시 요금 또는 단말 할부원금(최대 5만원) 납부에 사용할 수 있으며, 이는 약정 시에도 동일하게 사용 가능하다. 만약 약정과 기기변경을 모두 하지 않을 경우 '무약정 플랜' 신청 후 1년 경과 시부터 요금납부에 사용할 수 있다.
포인트 유효기간은 적립 후 36개월까지다. 유효기간이 만료되거나 휴대전화를 해지 혹은 명의변경 시엔 포인트가 자동 소멸된다. SK텔레콤은 고객이 포인트를 잊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적립 내역을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다. 포인트 적립을 원하는 무약정 고객은 T월드 홈페이지 또는 SK텔레콤 지점∙대리점∙고객센터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낙전 수입' 걷어내고 과학적 분석으로 요금제 추천
이 같은 조치는 최근 폐막된 'MWC 2018'에서 박정호 사장이 밝힌 요금제 개편 선언에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가입자가 싫어하는 것은 하지말고, 낙전 수입은 과감히 걷어내겠다"고 요금구조 의지를 밝혔다.
또 서성원 MNO사업본부장도 "올해 MNO의 키워드는 고객가치혁신과 진정성"이라며, "고객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과학적 접근으로 가치를 올리고, 3~4월, 5~6월 2개씩 프로그램을 차곡차곡 준비해 실행할 것"이라고 혁신을 예고했다.
특히 서 본부장은 ▲로밍요금제 합리적 재설계 ▲분단위 초당과금 변경 ▲mVoIP로 음성통화 전환 등을 모색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어 추후 발표될 개편 방안이 주목된다.
이 밖에도 SK텔레콤은 고가 요금제 대신 지난달부터 T월드 전 매장에 '최적 요금제 제안 시스템'을 도입했다. 고객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실제 고객에게 적합한 요금제를 추천하기 위해서다. 현재 기기변경 고객 대상으로만 운영 중이며, 이달 내 신규가입 고객으로 확산 예정이다.
최적 요금제 제안 시스템은 먼저 ▲고객의 연령대 ▲기기변경 전 요금제 ▲데이터 소진율 ▲기변 후 단말유형 등을 분석해 고객을 480가지 유형으로 세분화한다. 이후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요금제를 제안한다. 2천600만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고객을 총 480가지 세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가령 현재 'band 데이터 1.2G(월 3만9천600원)' 요금제를 사용하는 40대 고객이 기기변경 전 3개월 동안 데이터 소진율이 100% 미만인 상황에서 출고가 40만원 미만 단말기로 기기변경할 경우 해당 유형의 고객군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band 데이터 세이브(월 3만2천890원)' 요금제를 제안하는 식이다.
또 동일 고객이 동일 조건에서 기기변경 전 3개월 간 데이터 소진율이 100% 이상으로 추가 과금이 됐거나 데이터 쿠폰을 구매한 경우, 해당 유형의 고객군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band 데이터 2.2G(월 4만6천200원)' 요금제를 제안해 준다.
지난 한 달간 이 시스템을 통해 요금제를 제안 받은 기기변경 고객 중 약 77%가 제안 받은 요금제를 선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약정제도 개편과 최적 요금제 제안 시스템 도입을 시작으로 향후에도 이동통신 전 영역에 걸쳐 고객의 부정적인 경험을 최소화하고 고객 가치를 향상한 상품∙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서 본부장은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과학적 분석을 통해 SK텔레콤이 제공하는 모든 이동통신 서비스를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며, "고객이 좋아하고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것이라면 매출 손실을 감내하더라도 진정성있게 개선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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