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STX조선과 성동조선해양의 운명이 8일 결정된다. 정부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이날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 회의)를 열고 이들 기업에 대한 외부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기로 하면서다.
현재 정부는 청산보다 구조조정을 전제한 회생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STX조선은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한 뒤 회생시키고, 성동조선은 수리조선소로 업종을 전환하거나 법정관리를 통한 인수합병안이 채택될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정KPMG는 지난달 이들 기업에 대해 현장 실사를 마치고 최종 보고서를 작성했다. 삼정KPMG는 최근 최종 보고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달했다. 현재 정부는 채권단과 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와의 이견 조율을 위해 최종 결론을 미루다가 8일 결정하기로 했다.
앞서 이들 기업은 재무·회계적으로 낙제점을 받은 바 있다. STX조선은 지난해 11월 실사 때 계속기업 가치가 지난해 회생 절차에 들어갔을 때 산출된 청산가치보다 낮은 것으로 나왔다. 특히 성동조선은 청산가치가 7천억원으로 존속가치 2천억원보다 세배 이상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12월 금융적 측면과 더불어 산업적 측면도 따져야 한다며 삼정KPMG에 2차 외부컨설팅을 의뢰, 기회를 한번 더 줬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금융 논리로만 결정하지 않고 산업 측면의 영향을 보겠다"고 밝히면서 업계에서는 두 기업의 회생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3일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를 찾아 "조선 경기가 곧 턴어라운드(상승) 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 불황기를 잘 넘길 경우 재도약할 수 있다"며 "미래를 대비한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을 추진하겠다"라고도 말한 바 있다.
다만 정부는 청산가치를 높게 본 지난해 11월 컨설팅 결과를 완전히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또다시 국민혈세가 조선업계에 투입될 경우 국민적 반대 여론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부실기업 청산 등 조선업계 구조조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가 이들 기업의 회생을 결정하면 채권단은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채권단 내에서는 이견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STX조선은 그나마 상황이 낫다. 산업은행이 지난해 말 STX조선 발주 선박에 대해 선수금지급보증(RG)을 발급, 회생 쪽으로 가닥을 잡은 바 있어서다.
하지만 성동조선에 대해서는 청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청산가치가 회생가치보다 세배 이상 높은 상황에서 사실상 밑 빠진 독에 물 받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수주물량이 5척에 불과한 데다 이마저도 취소 위기에 놓여있어 일감부족 사태에 놓여있다.
정부는 지금까지 이같은 구조조정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산업부는 지난 4일 'STXㆍ성동조선 모두 회생시킨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해명자료를 내고 "현재 중견조선사에 대한 컨설팅이 진행 중에 있으며 STX·성동조선 처리방안에 대해 전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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