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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스토리]"쫄깃쫄깃~오동통통~" 농심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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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출시된 국내 최초 우동라면…연간 1천억 이상 매출 기록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쫄깃쫄깃~ 오동통통~ 농심 너구리."

귀에 익은 국민CM송과 귀여운 캐릭터로 유명한 국내 우동라면의 대명사 농심 '너구리'는 1982년 국내 최초 우동라면으로 시장에 나온 제품이다. 지금까지도 특유의 해물맛으로 라면시장을 이끌고 있는 농심 최장수 브랜드다.

◆국내 최초 우동라면…누적 판매 52억개 돌파

농심 너구리는 출시 당시 기존 라면과 차별화된 우동국물과 오동통한 면발로 큰 인기를 끌었고 지금까지 라면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너구리는 1982년에 출시된 지 두 달 만에 20억원을 상회하는 기록을 세웠고, 이듬해인 1983년에는 15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 우동라면 트렌드를 처음 열었다. 현재 너구리는 연간 1천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라면업계의 파워 브랜드로 성장했다.

너구리가 라면시장에서 오랜 기간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우동과 얼큰한 국물의 조화다. 소비자 입맛에 맞는 얼큰한 해물우동 국물과 두꺼운 면발이 더해져 일반 라면과 차별화를 뒀다. 기존 라면에서 찾아볼 수 없던 새로운 맛과 면으로 승부한 것이다.

여기에 전남 완도산 다시마를 통째로 잘라 넣어 해물우동의 깊은맛과 감칠맛을 배가시켰다. 이를 두고 농심에서는 '신의 한 수'로 평가하고 있다.

농심 연구팀은 보다 깊고 진한 해물맛을 내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던 중 실제 가정에서 국요리를 할 때 다시마를 활용해 육수를 낸다는 점에 착안, 곧바로 전국 다시마 산지로 향했다.

농심은 국내에서 가장 생산량이 많고 품질이 좋은 전남 완도산 다시마로 최종 선택했고, 별도 가공 없이 천연 다시마를 그대로 넣어 해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너구리 레시피를 완성했다. 또 푸짐하고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시각적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었다.

◆완도산 다시마 사용…여의도 면적 3배 규모

농심의 완도산 다시마 사용도 너구리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깊은 해물맛을 내기 위해 넣은 다시마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라면의 한 요소가 아닌 제품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잡았다.

농심은 국내 최대 산지인 전남 완도군 금일도(금일읍) 일대에서 다시마를 전량 구매한다. 좋은 품질의 완도 다시마를 넣어 흉내낼 수 없는 너구리만의 풍부한 맛을 구현했다. 농심은 현재 너구리를 비롯해 볶음너구리, 새우탕 등에도 완도산 다시마를 사용하고 있다.

금일도 도장리 한병철 어촌계장은 "한국 대표 청정수역인 완도는 전국 다시마 생산의 70%를 담당하는데 특히 이곳 금일도 다시마는 완도 내에서도 제일의 품질을 자랑한다"며 "너구리 맛이 좋은 이유도 원재료가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매년 평균 400톤의 금일도 건(乾)다시마를 꾸준히 구매하고 있다. 누적 구매량으로 계산하면 1만4천톤에 달한다. 농심이 한해 구매하는 400톤의 다시마는 국내 식품업계 최대 규모로, 이 지역의 연간 건다시마 생산량의 15%에 해당한다.

너구리 판매는 곧 완도산 다시마 소비로 이어진다. 너구리 한 봉지에는 다시마 조각 1개가 들어있다. 이 다시마 조각을 너구리 누적 판매량만큼 바닥에 펼친다고 가정하면 8.6㎢ 정도의 넓이가 나온다. 이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 다시마를 일렬로 정렬했을 때 그 길이가 지구 둘레의 6배 이상에 달한다.

농심의 완도 다시마 사랑은 완도 어민들의 소득으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상생경영의 사례로도 꼽힌다. 완도 금일읍에서 다시마 양식을 하는 어가(漁家)는 대략 450곳으로, 양식 어민들은 매년 5월 말에서 7월 초까지 다시마를 채취해 경매장에 내놓는다. 농심은 협력업체를 통해 경매에 참여, 다시마 품질과 가격을 확인하고 최상의 다시마를 구매한다.

농심 구매팀 관계자는 "너구리 맛의 핵심인 다시마는 품질이 좋은 완도 금일도산 만을 고집하고 있다"며 "이 같은 농심의 노력이 완도 어가에 직간접적인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금일도 해조류 판매사업을 담당하는 완도금일수협 김승의 상무는 "너구리는 이 곳 다시마 어가들의 판로걱정을 매년 덜어주는 효자상품"이라며 "너구리 판매가 다시마 소비로 이어지고, 결국 완도 어민들의 소득으로 연결되는 선순환구조는 어촌경제의 안정과 활력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너구리 한 마리 몰고 가세요~"…CF 효과 톡톡

너구리 브랜드의 생명력을 유지해준 또 다른 비결은 '광고'다. "너구리 한 마리 몰고 가세요~"라는 카피와 "쫄깃쫄깃~ 오동통통~"의 CM송은 출시 후 지금까지 한결같이 고수해온 광고 콘셉트다. 이는 1982년 11월 너구리 TV광고가 처음 방송된 후 너구리처럼 통통 튀는 연예인과 재미있는 광고 콘셉트가 맞아 떨어지면서 라면광고의 대명사로까지 불리게 됐다.

너구리 광고 모델을 거쳐간 연예인들만 지금까지 20여명으로, 배우 강부자부터 하희라, 이제니, 장나라, 최근 걸스데이 혜리와 탤런트 공승연까지 밝고 건강한 이미지의 여성 모델을 지속적으로 내세운 덕에 지금은 너구리 광고가 '스타등용문'이라고도 불린다. 피부미인이라면 화장품 모델을 거쳐야 했듯 건강미인들은 너구리 모델을 한번쯤 거쳤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美서 인기 돌풍…"RTA 라면으로 불려"

너구리는 1986년 미국시장 첫 수출길에 올랐다. 너구리는 수출과 동시에 일본라면이 독차지하고 있던 미국시장에서 한국 라면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너구리를 맛본 교포들은 고국에 대한 향수와 함께 너구리의 독특한 맛에 매료돼 열광했다.

너구리는 미국 현지인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한글을 잘 읽지 못하는 미국인들은 너구리 포장지에 쓰인 '너구리' 글자를 뒤집어 읽으며 'RTA'라면으로 불렀다. 지금까지도 미국에서 너구리를 RTA라면으로 읽는 현지 소비자들이 많다고 전해진다. 현재 너구리는 신라면과 함께 세계 7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너구리가 인기를 얻자 일본 라면업체가 가격 할인 정책은 물론 미역우동, 막장우동, 사천우동 등 한글로 표시된 라면까지 출시하며 대응했다"며 "하지만 너구리의 인기를 뛰어넘을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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