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 질병코드 도입을 저지하기 위한 글로벌 게임협단체간 공조가 더욱 굳건해질 전망이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한국게임산업협회(협회장 강신철)는 오는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닷새간 열리는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 2018에서 미국게임산업협회 ESA(Entertainment Software Association) 측과 만나 질병코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게임 관련 행사 중 하나인 GDC 무대를 통해 WHO 게임질병화에 대한 국제적 대응에 나서는 것. 앞서 한국게임산업협회는 브라질, 미국, 캐나다, 남아프리카, 호주 및 뉴질랜드, 유럽 18개국 등 각국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협회들과 국제 공동 협력을 약속한 바 있다.
지난 1월 WHO의 게임 질병코드 도입에 반대 목소리를 낸 ESA는 한국에서 게임을 마약, 알코올, 도박 등과 같이 취급하는 4대 중독법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2014년에도 해당 법안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국내 정치권에 전달하기도 했다. 당시 ESA는 게임을 중독 물질로 규정하는 건 전례가 없으며 한국의 게임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며 4대 중독법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 GDC에서도 한국게임산업협회와 ESA 측은 WHO의 게임 질병화 도입에 대한 문제점과 이에 따른 부작용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는 이처럼 국제적인 공조 노력에 힘입어 WHO가 게임 질병코드 도입을 철회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지 주목하고 있다.
WHO는 지난 연말 5월 국제질병분류기호(ICD-11) 개정을 통해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예고해 파장을 일으켰다. 각국 게임 협단체는 아직까지 게임과 중독에 대한 명확한 상관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강행할 경우 그 부작용이 적잖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옥스포드 대학교, 존스홉킨스 대학교, 스톡홀름 대학교, 시드니 대학교 등 교수진을 비롯해 세계적 권위의 정신 건강 전문가와 사회 과학자, 각국 연구 센터는 WHO의 게임 질병 코드 도입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한덕현 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게임 중독은 DSM(미국 정신의학회 정신장애진단 및 통계편람)에서 정식 질환으로 인정되지 못했다"며 "내성과 금단증상 등이 수반돼야 중독으로 인정할 수 있는데 게임중독의 경우 이 부분이 규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WHO가 다가오는 5월 ICD-11 개정을 통해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더라도 당장은 국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오는 2020년 7월로 예정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개정에 ICD-11 기준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KDC는 5년 간격으로 개정이 이뤄지는 만큼 2025년은 되야 관련 논의가 이뤄지는 셈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2020년 KDC 개정은 ICD-10을 바탕으로 할 계획"이라며 "WHO의 ICD-11는 각국에 도입을 권고하는 것이지 강제성을 가지진 않는다. ICD-11을 추후 반영할지 여부도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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