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STX조선해양 노조가 인적 구조조정이 포함된 자구안에 반발하며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정부는 다음달 초까지 자구계획과 사업재편 방안에 대한 노사확약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STX조선의 운명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22일 STX조선에 따르면 노조원 350여명은 22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부분 파업에 나섰다. 이들 모두 현장에서 근무하는 생산직 노동자들이다. 이들의 파업으로 선박 용접과 조립작업이 전면 중단됐다.
이들은 사측에 인적 구조조정 방안이 제외된 자구안을 내놓기를 요구했다. STX조선은 한달 내로 인력을 40% 이상 감축해야 한다. 노조는 이미 인력감축을 단행해 지난 2013년 8천600여명이던 직원을 현재 1천400여명으로 줄인 마당에 추가로 600명을 감축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사측은 인적 구조조정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TX조선은 지난 20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생산직 인건비 75%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남은 인원에 대해 학자금 및 장기근속 포상금 지급 중단과 임금삭감 등 추가적인 고통분담을 할 계획이다.
앞서 장윤근 STX조선 대표이사는 지난 19일 담화문을 통해 "4월 9일까지 자구계획안과 이에 동의하는 노사확약서가 제출돼야 한다"며 "정부가 발표한 컨설팅 결과에는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아 생산직의 75%에 해당하는 인건비를 줄이는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회사는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당장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아웃소싱을 우선 진행해야 한다"며 "만약 인원목표에 도달이 안 되면 불가피하게 권고사직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음을 알린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이날과 오는 23일 같은 시간대에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사측이 인적 구조조정 방안을 고수할 경우 26일부터는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총파업에는 휴직자도 참여하면서 대대적인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노조 측은 노보를 통해 "노동자 생존권이 담보되지 않은 자구계획은 단호히 거부하겠다"며 "공식적 자구계획을 확인한 결과, 희망퇴직과 아웃소싱 등 인적 구조조정이 포함돼 노조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노조는 자구안에 대한 철회를 요구할 계획이며 강력한 투쟁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고민철 금속노조 STX조선지회장은 지난 8일 서울 상경집회에서 "독자생존이 가능한 사업장에서 선박을 건조하는데 추가 사람이 부족한데도 사람을 자르라는게 말이 되느냐"며 "우리는 정부의 확약서 제출 요구에 단호하게 거부한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노사가 자구안을 놓고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결국 STX조선도 성동조선과 마찬가지로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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