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매년 '깜짝 발표'를 하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PK마켓'을 앞세워 내년 5월 미국에 본격 진출한다. 국내 경영환경이 각종 규제와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자체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정 부회장은 28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상생 채용박람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5월께 미국 현지인들이 좋아할 만한 아시안 콘텐츠를 들고 진출할 계획"이라며 "미국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으로, 매장 수를 얼마나 늘릴지에 대한 목표는 정해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미국 진출 시 가장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PK마켓'이 될 것으로 보고, 올 초 미국 현지에 직접 방문해 아마존이 운영하는 유기농 식료품 유통 전문점 '365 바이 홀푸드마켓' 등을 둘러보며 시장 조사에 나섰다. 입점 부지는 당초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스 지역을 고려했으나, 임대료 비용이 너무 높아 다른 지역에 점포를 오픈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1960년대 미국 재래시장을 연상시키는 'PK마켓'은 신세계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슈퍼마켓으로, 프리미엄 식품 판매와 현장에서 재료를 구매해 바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그로서란트(Grocerant)' 콘셉트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스타필드 하남, 고양에 입점해 있으며 식재료 구입과 요리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 부회장은 PK마켓을 백인 밀집 지역이자 홀푸드마켓 옆 부지에 가장 먼저 입점 시킨 후 미국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점포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주요 타깃은 백인 중산층으로, 이곳에서 미국인이 좋아할 만한 아시안 토털 푸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진출 방식은 국내 모든 인력을 미국으로 옮기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현지 업체를 인수하는 방법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 부회장은 "내년 5월로 진출 시기를 못 박았다"며 "입점 시기를 정하지 않으면 뒤로 밀릴 것 같아 무조건 내년 5월에 오픈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고, 점포 수는 많을 수록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정 부회장은 미국 외에도 최근 출장을 다녀온 호주나 유럽 진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동남아는 각종 규제가 많아 사업을 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말 중국 점포 5개점 매각에 대한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고 철수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1997년 중국에 첫 발을 내딛은 이마트는 현지에서 매년 적자를 기록해 정 부회장의 고민거리였다. 실제로 2016년에만 중국에서 216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2013년부터 4년간 영업적자만 1천5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중국 점포 6곳 중 시산에 있는 직영점 1곳이 남아 있는 상태로, 이마트는 올 상반기 안으로 이 매장까지 정리해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한다는 방침이다.
정 부회장은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 이마트가 진출했지만 규제 없이 무한 경쟁이 펼쳐지는 미국 등 선진국 시장 진출에 좀 더 집중하려고 한다"며 "중국 시장에서의 실패를 교훈 삼아 규제가 없는 선진국에서 사업을 펼쳐보고자 조만간 호주와 유럽에 진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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