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인천공항공사 제1여객터미널 임대료를 둘러싼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점 사업자들의 갈등이 신라면세점의 '27.9% 인하안' 수용으로 새국면을 맞았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은 이날 인천공항공사가 처음 제시했던 27.9% 임대료 인하안을 받겠다는 입장을 공사 측에 구두로 전달했다. 임차료 인하 문제가 오랫동안 논란 거리가 되는 것이 면세점 산업 전반의 이미지에 좋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세계와 중소·중견 면세사업자들도 조만간 공사 측과 합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22일 임대료 27.9% 인하안에 추가로 면세점 매출과 연동한 임대료 조정 방안을 제안하면서 같은 달 30일까지 사업자별로 한 가지 방안을 선택해달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중소면세점인 삼익을 제외한 면세점 사업자들이 공사 측이 제시한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공사는 이달 10일까지 답변 기한을 연장했다.
공사 측은 당초 제2터미널 개항으로 이용객이 감소한 제1터미널 면세점 임대료를 일괄적으로 27.9% 인하하고, 6개월마다 실제 이용객 감소분을 반영해 재정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면세 사업자들이 반발하자 30%의 임대료 인하율을 우선 적용한 뒤 일정 기간의 매출을 전년도와 비교해 임대료를 정산하는 것도 추가로 제안했다.
그동안 면세점들은 이 두 가지 방안 모두 항공사별 여객의 구매력 차이를 반영하지 않고, 단순히 여객 수나 매출 감소분을 적용한 것이라고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그러나 신라면세점이 기존 입장과 달리 이날 갑자기 '27.9% 인하안'을 수용하겠다고 나서면서 반대 입장을 펼쳐 온 면세 사업자들의 입장은 난감해진 상태다. 신세계의 경우 일단 답변 기한인 10일까지 차분히 입장을 정리해 공사 측에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공사 측이 제시한 안이 면세점 업계의 현실적 어려움을 해결하기에는 충분치 않은 점이 있다"면서도 "임차료 인하 폭을 결정할 실질적 대안이 없다는 인천공항공사의 고충도 이해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최근 면세점 업계에 불고 있는 사드 훈풍에 대비해 임차료 인하 문제를 매듭짓고 새로운 재도약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인식했다"며 "대승적 차원에서 27.9% 일괄 인하안을 수용키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신라면세점은 일단 제1여객터미널에서 제2여객터미널로 이전하는 항공사의 국제선 출발여객 비율(27.9%)을 기준으로 임대료를 감액하고, 6개월마다 실제 이용객 감소분을 반영해 임대료를 재조정하게 됐다. 구매력 등을 감안하지 않은 탓에 매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공사 측과 임대료 협상을 할 때 면세 사업자들이 한 목소리를 냈으면 합의가 더 쉬웠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롯데가 먼저 임대료를 수용하면서 나머지 업체들에게 더 불리해진 데다 신라 마저 다른 업체들과 협의 없이 인하안을 수용하면서 협상 분위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사 측이 업체들에게 10일까지 두 가지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매장을 철수하란 식으로 통보를 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며 "철수 의지까지 보이던 신라가 막상 공사 측이 더 강경하게 나오자 인하안을 수용하겠다고 태도를 바꾼 것 같아 씁쓸하다"고 밝혔다.
이어 "공사 측이 철수를 확정지은 롯데를 대신할 사업자 선정 작업이 늦어지면서 업체들한테 압박을 한 것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신라를 시작으로 업체들이 공사 뜻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서 갈등이 어느정도 해결돼 후속 사업자 선정도 이르면 이번주 말이나 다음주 초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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