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삼성증권 배당사고 이후 삼성그룹주 펀드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사고 열흘 새 삼성그룹주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340억원에 달한다.
17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6일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사고 이후 열흘 동안 26개 삼성그룹주 펀드에선 총 338억원이 이탈했다. 사고 당일 빠져나간 자금도 27억원에 달했다.
해당 사고가 투자자 이탈에 영향을 미쳤단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다만 최근 삼성그룹주 펀드들의 수익률은 오히려 좋았다. 삼성그룹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삼성증권 사고 이후 지난 16일 기준 1.65%를 기록해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0.81%)을 웃돌았다.
그룹주 포트폴리오에서 삼성전자 비중이 높은 반면 삼성증권은 평균 3% 수준으로 미미했기 때문에 사고 이후 삼성증권의 주가 하락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시장에서 운용되는 삼성그룹주 펀드 중 삼성증권 비중이 가장 높은 상품인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동일가중상장지수'도 6.6%에 불과하다.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의 경우 삼성증권 편입 비율이 2.97%에 그쳤다.
더욱이 펀드 편입 종목 중 가장 비중이 큰 삼성전자는 삼성증권 사고 당일 시장 컨세서스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면서 이후 주가가 크게 뛰었다.
그러나 삼성증권 사고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삼성그룹주 펀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삼성증권 주가는 배당사고 당일 3.64% 하락한 데 이어 이날까지 10% 이상 급락했다. 시장에선 신뢰가 최우선돼야 할 삼성증권이 사고의 장본인이 된 탓에 발행어음 인가 등 향후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란 시각이 짙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삼성증권 사고로 이 회사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추락한 상태여서 향후 사업 전망이 좋을 수만은 없다"라며 "사고 후 펀드 순유출액이 크게 나타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움직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사고 이후 증권업계에서 유일하게 관련 분석보고서를 낸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증권이 배당사고와 관련해 자체적으로 환수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구상권 청구 등이 가능해 보인다"며 "배당오류 및 투자자 손실과 관련해 과징금 부과 등 조치 강도가 높아질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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