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8일 임기 2년을 남기고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포스코는 권 회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선정에 착수했다. 다만 권 회장은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 2~3개월 동안 회장 직위를 유지할 계획이다.
권 회장은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임시 이사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포스코의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 가기 위해 여러가지 변화가 필요한데 그 중에서 CEO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저보다 열정적이고 젊고 박력있는 분한테 회사의 경영을 넘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 부분을 이사회에 말씀드렸고 이사회에서 흔쾌히 승낙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이날 오전 긴급 이사회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회장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김주현 사외이사는 이날 "이사회에서 오랫동안 격론이 있었지만, (권 회장이) 오래 생각하고 내린 결정인 만큼 이사회에서 수용키로 했다"며 "포스코에 대한 기대, 50%가 넘는 글로벌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이 많기 때문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서 후임 인선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권 회장은 후임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 2~3개월 동안은 현 직위를 유지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권 회장의 돌연 사임의 배경에 정치권의 외압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영기업으로 출발한 포스코는 지난 2000년 민영화됐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총수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행태가 반복돼 왔다. 김만제, 유상부, 이구택, 정준양 등 전직 포스코 회장들 모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권 회장은 2014년 3월 취임해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며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권 회장은 박근혜 정부 인사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연루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서면서 교체설이 끊이지 않았다.
더욱이 권 회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지금까지 대통령의 외국 방문에 한 차례도 동행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말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당시 경제사절단이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졌지만, 권 회장은 명단에서 배제됐다.
이 밖에도 검찰은 포스코건설 등 전·현직 경영진 7명을 횡령·배임 혐의로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권 회장도 전임 회장과 마찬가지로 정치권의 압력을 견디지 못해 사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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